[조영증의 킥오프] 선수도 변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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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4-15 00:00
입력 2004-04-15 00:00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42위 몰디브와의 A매치 졸전의 후폭풍이 거세게 휘몰아쳤다.월드컵 4강의 자부심을 갖고 있던 국민들의 실망감은 컸다.대한축구협회는 책임을 물어 총지휘관인 움베르투 코엘류 감독의 경질 여부를 놓고 고민중이다.졸전에 대해 감독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는 것은 당연하다.전쟁에서 패하면 책임은 병사들을 지휘한 최고지휘관에게 돌아가는 것과 같은 이치다.그러나 이와 함께 선수들의 정신자세도 다시 한번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아무리 훌륭한 지휘관이 있더라도 선수들이 이에 따라주지 않으면 모든 전술은 물거품이 되고 만다.

국가대표 공격수로 일본무대에서 활약중인 안정환(요코하마)이 최근 자신의 홈페이지에 사과의 글을 올렸다.그는 “경기에 임하는 자세가 좋지 못했고,준비도 철저하지 못했다.”고 진솔하게 고백했다.그리고 “몰디브전을 거울삼아 앞으로는 더 이상 실망시키는 경기는 하지 않겠다.”는 다짐도 빼놓지 않았다.

안정환의 ‘자아비판’적인 사과의 글이 한국축구의 발전을 위한 ‘채찍’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스포츠는 경기장 내에서의 상황변화가 심하다.축구도 마찬가지다.실제경기는 연습한대로 진행되지 않는다.따라서 선수들의 대처능력이 중요하다.상황변화에 적응하려는 마음이 없으면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도 플레이를 그르칠 수밖에 없다.때문에 선수는 기술과 함께 정신력이라고 하는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하다.그리고 개인보다는 ‘우리’라는 마음가짐도 중요하다.

2002월드컵때 우리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4강 신화를 일궈냈다.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것은 능력이 뛰어났다기보다는 선수와 코칭스태프,그리고 온 국민 모두가 똘똘뭉쳐 “해내고야 말겠다.”는 의지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후 월드컵 4강의 환상에 젖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월드컵 멤버 9명이 투입된 몰디브전을 비롯해 그동안의 A매치에서 대표팀은 월드컵 4강에 걸맞은 위용을 좀처럼 보여주지 못했다.특히 팀을 이끌고 위기에서 후배들을 독려해야 하는 고참들이 경기가 잘 풀리지 않으면 오히려 더 흥분하는 모습을 보일 때도 있었다.이런 행동은 팀의 응집력을 떨어뜨려 결국 경기를 그르치는 결과로 이어질 뿐이다.

올해 국가대표팀이 가야 할 길이 아직 멀다.2006독일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도 남아 있다.7월엔 중국에서 아시안컵도 열린다.한국은 44년 만에 우승을 노린다.이제 더 이상의 시행착오는 없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선수들의 새로운 마음가짐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안정환 선수의 말대로 환상에서 깨어나 이제부터는 철저한 준비로 경기에 임해야 한다.

국제축구연맹(FIFA) 기술위원

youngj-cho@hanmail.net˝
2004-04-15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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