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자동차업계 철강구하기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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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4-01 00:00
입력 2004-04-01 00:00
중국 경제의 고도 성장에 따른 철강 가격 급등으로 야기된 철강재 품귀현상이 자동차업계를 위기로 몰아 넣고 있다.

중국 정부는 철강 원료 생산에 필수적인 코크스 수출을 규제,위기를 부채질한다는 비난도 받고 있다.

2년전 1t당 200달러 수준이었던 철강 원자재 핫코일 가격은 지난해 300달러를 돌파한 뒤 올해 초 500달러선까지 뛰어 올랐다.코크스도 2년전 1t당 79달러선에서 최근 350달러선까지 급등했다.2001년부터 3년 내리 연 20% 이상 증가한 중국 철강재 소비량과 궤적을 같이하는 통계다.

경제 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31일 중국의 경제 성장에 따른 철강재 가격의 급등이 자동차업계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철강 소비량의 절반가량을 소규모 철강업체(미니밀·mini mill)들로부터 공급받는 미국 시장이 큰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중국이 고철 등을 쓸어 담는 상황에서 장기 계약을 할 만큼 물량이 크지 않은 미니밀이 가격 인상 압력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자동차 메이커들은 가격 인상 압력을 덜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자동차 생산대수로 미국 3위 업체인 다임러크라이슬러 미국법인은 3월 초부터 생산과정에서 생기는 철강재 조각들을 자사와 거래하는 철강업체들에 되돌려주고 있다.안정적 철강 공급을 위해 2배 이상 폭등한 고철 가격 상승분을 철강업체들과 분담하는 것이다.제너럴모터스(GM)는 비슷한 방식을 고려하는 동시에 철강재 가격이 오르자 원래 계약과 달리 가격을 올린 텍스트론과 스틸 다이내믹스 등 2개 업체를 제소했다.철강업체들의 압력을 못이겨 최근 15% 인상된 가격으로 계약을 한 것으로 알려진 도요타자동차 같은 메이커도 있다.

자동차 부품업계 현실은 더욱 열악한 상황이다.철강재 가격 인상에도 불구,메이커들은 부품가격 인상을 거부하고 있어서 2개월 전 연방파산법의 관리를 받게 된 미국 미시간주 북부 페더럴 포지사(社)와 같이 도산하는 업체가 늘어날 것이라고 FT는 내다봤다.

자국내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코크스 수출을 제한하고 있는 중국의 조치도 철강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수출시 당국의 허가증을 받도록 규제하는 중국은 올해 코크스 수출 물량을 지난해의 1470만t에 훨씬 못 미치는 1000만t 이하로 규제할 것이라고 밝혔다.코크스를 수출할 경우 되돌려 줬던 부가가치세 비율도 15%에서 5%로 삭감하는 등 사실상 수출을 억제하고 있다.

이 때문에 3월 초에 중국을 방문한 파스칼 라미 유럽연합(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보시라이(薄熙來) 중국 상무부장에게 정식 항의하는 등 코크스 수출제한 조치를 중단하지 않으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는 뜻까지 밝히며 EU측은 반발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업계도 철강제품의 장기적인 품귀현상에 대비해 ▲철강재 재활용비율 확대 ▲원가절감 노력 독려 ▲구매선 다양화 등 다각적인 대처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자동차 업계의 철강구매 계약은 연간 단위로 이뤄져 올 연말까지는 피해가 없겠지만 장기적으로 예상되는 피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2004-04-01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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