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9] ‘여야 이벤트정치’ 찬반 논란
수정 2004-03-27 00:00
입력 2004-03-27 00:00
정책과 비전으로 국민을 설득하려 들기보다는 ‘이벤트·이미지’로만 표를 얻으려 한다는 비판에서부터 정국상황상 ‘감성호소’도 한 방법이라는 불가피론까지 엇갈린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이같은 찬반논쟁에도 불구하고 유능한 후보를 고르는 것은 결국 유권자 몫이라는 데는 별로 이견이 없다.유권자들의 합리적인 선택이 요구된다.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이 26일 대구 경북대병원 영안실에서 치러진 성서 개구리소년 합동 영결식에서 운구 행렬을 지켜보고 있다.
국회 사진기자단
●긍정적,불가피
김광웅 서울대 교수는 26일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과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행보에 대해 “대중정치를 하려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서 “그러나 득표활동도 중요하지만 정치를 믿도록 하는 쪽으로 방향 전환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격조있고 품위도 지키고 국민들이 존경하고 도와주려고 하는 마음이 우러나게 해야 한다.”며 정책토론 등의 대안을 주문했다.
김수진 이화여대 교수는 탄핵정국 상황에서 비롯되는 선거전략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김 교수는 “새 선거법에 따라 과거처럼 연설을 못하게 된 만큼 직접 유권자들을 만나기 위해 투어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면서 “냉철한 이성이나 합리적 판단에 호소하는 것도 한 방법이나 천막으로 이사가고 108배하는 등 이벤트 측면이 있으나 탄핵정국에서는 감성호소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상지대 정대화 교수도 “총선용이라도 전에 안 하던 것을 하면 좋은 것”이라고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윤홍근 서울산업대 교수는 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단순한 쇼로 보기는 어렵고 대중을 파고드는 정치가 전 세계적으로 일반화되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밀실에서 몇몇 사람이 담합하던 구 정치모델에서 새로운 정치행태로 변화하는 징후”라고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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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판·부작용 우려도
그러나 이미지 정치가 가져올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았다.
상지대 정대화 교수는 국민의 새정치 열망을 당사이전 등 표피적으로 수용할 게 아니라 정책 등 본질적 변화로 받아들일 것을 주문했다.정 교수는 “최병렬 대표체제에서 박근혜 대표체제로 한나라당이 바뀌었다 해서 공약이 바뀐 게 있느냐,탄핵 입장이 바뀌지 않지 않았느냐.”면서 “성적을 올리라고 했더니 공부를 해서 올릴 생각은 않고 커닝하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박광주 부산대 교수는 정동영 의장과 박근혜 대표의 민생행보로 인해 이번 총선전이 정당선호도 중심으로 흘러갈 가능성을 우려했다.“일반적으로 총선투표행위에 영향을 미치는 ‘인물·정당·정책’이라는 3가지 요인이 탄핵정국을 계기로 실체없는 정당선호도 중심으로 쏠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면서 “87년 이후 개혁과 민주화를 화두로 발전해온 우리 사회가 이번 총선에서 아무런 실체와 근거가 없는 정당 선호도로 인해 비이성적인 분위기가 지배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서울산업대 윤홍근 교수도 두 정치인의 민생 행보에 대해 “이성보다는 감성,논리보다는 직관에 의존하는 행태가 엿보인다.”면서 “이같은 흐름은 유권자들의 감성적 선택에 자칫 정책이 중구난방식이 될 우려가 있다.”고 경계했다.
학계에서는 유권자들이 자신이 처한 사회·경제적 상황에서 정당의 정책과 후보의 인물됨됨이 등을 잘 따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2004-03-27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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