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방카슈랑스 ‘대공략’
수정 2004-03-23 00:00
입력 2004-03-23 00:00
●은행들,보험시장의 10% 장악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들의 생명보험 상품 판매실적은 총 2만 3638건에 판매액은 793억원(첫회 보험료 수입기준)이었다.은행들이 제휴 생보사들의 보험상품을 일선 영업점 창구를 통해 이만큼 팔아줬다는 얘기다.1월의 각각 1만 411건과 545억원에 비해 건수로는 127.1%,보험료 수입으로는 45.4% 늘어난 것이다.그러나 1월에 이어 지난달에도 인사와 조직개편 등으로 은행들이 보험영업을 적극적으로 하지 못했던 것을 감안하면 이달부터 더욱 큰 폭의 신장세가 예상된다.
지난해 9월3일 방카슈랑스가 시작된 이후 올 1월 말까지 5개월간 은행들은 첫회 보험료 기준으로 2조 300억원의 판매실적을 올렸다.같은 기간 전체 보험판매의 10%에 이르는 것이다.모집인을 쓸 수 없고 보험전담 인력을 점포당 2명 넘게 둘 수 없는 등 제약 속에서도 직원들을 총동원,예상 외의 실적을 거뒀다.은행들은 보험사의 보험상품을 대신 팔아주는 대가로 상당한 수수료 수입을 챙긴다.예를 들어 월납 보험료가 10만원인 생명보험 상품을 팔 경우,보험사와의 계약조건에 따라 통상 35만∼50만원을 보험사로부터 판매수수료로 받게 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행들의 불완전한 준비상황 등을 감안하면 예상을 초월하는 두려운 결과”라면서 “특히 방카슈랑스에 대한 인지도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다.최근 보험개발원이 소비자 1200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전체 응답자의 32.7%가 저축성보험을 전문보험사보다는 방카슈랑스를 통해 가입하겠다고 답했다.주택종합보험에 대한 방카슈랑스 선호도 역시 31.2%에 달했다.반면 상해보험(5.4%),종신보험(6.7%) 등은 은행 선호도가 크게 낮았다.
●부익부 빈익빈 속 보험자회사 돌풍 예상
국민은행은 올 1월 말까지 전체 방카슈랑스 실적의 25.1%(5126억원)를 가져갔다.전국 1150여개 점포라는 거미줄 네트워크의 위력이었다.여기에다 우리은행,신한은행,하나은행 등을 합한 4대 은행 실적은 전체 방카슈랑스 시장의 3분의 2가 넘는 67.7%에 달했다.
은행업계는 새로운 공격을 준비 중이다.하나은행 관계자는 “은행들이 지난달까지 인사·조직개편 등을 마쳤기 때문에 이달부터 전열을 정비해 활발한 영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특히 보험 자회사를 통한 시장 직접공략에 주력할 태세다.국민은행은 최근 인수한 한일생명을 ‘KB생명’으로 바꿔 올 상반기 중 출범시킬 예정이고,우리금융그룹도 삼성생명과 합작으로 이르면 다음달 ‘우리생명’을 세운다.하나은행(하나생명)과 신한지주(SH&C생명)를 포함,국내 4대 은행이 모두 보험 자회사를 거느리는 셈이다.
특히 내년부터 종신보험 등 개인보장성 보험은 물론,자동차보험 판매까지 은행들에 허용될 예정이어서 보험업계는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은행들이 보험 자회사들을 앞세워 경쟁력있는 저가형 상품을 집중적으로 출시하면 중소형 업체를 중심으로 보험업계에 큰 타격이 올 것”이라면서 “그러나 금융당국에 보험업계의 고사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주기를 기대하는 것 외에 뚜렷한 방안은 찾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2004-03-23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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