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이티 쿠데타 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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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3-03 00:00
입력 2004-03-03 00:00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망명한 장 베르트랑 아리스티드 아이티 전 대통령이 미군에 의해 강제 출국당했다고 주장하고 나서 파문이 일고 있다.

1일 반정부 무장세력이 수도 포르토프랭스에 입성하고 미 해병대와 프랑스 군대가 치안활동을 시작한 가운데 나온 이같은 주장으로,미국의 쿠데타 개입 논란이 야기되고 있다.그러나 콜린 파월 국무장관과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 등은 이를 공식 부인하고 있다.마리에 호이체 유엔 대변인도 2일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이 사임했다고 밝히면서 피랍설을 일축했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 도착한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은 1일 AP통신 및 CNN방송 등과의 인터뷰에서 미군에 의해 거의 납치되다시피 강제 망명하게 됐다고 말했다.그는 “(미군 보안)요원들이 만일 떠나지 않으면 총격을 가하고 살상을 시작하겠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폭력사태를 우려해 권력이양 문서에 어쩔 수 없이 서명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아프리카계 미국인 사회운동가 랜들 로빈슨은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이 전화를 걸어 “미국이 조종한 쿠데타로 인해 미군들에게 총으로 위협당해 납치됐다.”며 이를 세계에 알릴 것을 요청했다고 말했다.또 프랑스의 에르텔라디오 방송도 아이티 대통령궁 관리인의 말을 인용 “지난달 29일 오전 2시쯤 중무장한 미군이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을 끌어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백악관측은 “완전히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일축했다.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우리는 그를 강제로 비행기에 태우지 않았고,그가 자발적으로 비행기에 타고 떠났다는 것이 진실이다.”라고 말했다.하지만 이런 공식 반응과는 달리 일부 미 관리들은 미국이 아리스티드에게 ‘망명하지 않을 경우 반군의 위협으로부터 지켜주지 않겠다.’고 통보했었다고 털어놨다고 AP통신이 2일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미 관리는 1주일전 미국이 포르토프랭스의 미 대사관 보호를 위해 50명의 해병대를 파병했을 때,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이 반군의 공격이 임박하면 대통령궁으로 병력을 배치해줄 것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미국 인권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와 미 의회 일부 의원 등이 아리스티드 전 대통령의 망명 과정에 미 행정부가 어떻게 개입했는지 의회 차원에서 진상을 규명할 것을 요구해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편 1일 기 필립(36) 전 카프아이시앵 경찰서장이 이끄는 70여명의 반군은 수천명의 시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포르토프랭스 중심가로 진입했다.이에 따라 반군과 미군 등이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29일 도착한 미 해병대 병력은 대부분 포르토프랭스 공항 주위에 배치됐지만,반군이 입성한 대통령궁 근처에서도 목격되고 있다.이날까지 아이티에 도착한 미 해병대는 400여명으로,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2000여명까지 파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프랑스는 외교공관 보호를 위해 130명의 인원을 파병했고 앞으로 240여명을 더 보낼 계획이다.

황장석기자 surono@˝
2004-03-03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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