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회원 명부/강석진 논설위원
수정 2004-03-02 00:00
입력 2004-03-02 00:00
책방 앞에 진열된 것으로 봐서는 인기 품목인가보다.“이런 것도 사고 파나요.”라고 물으니 책방 주인은 웬 뜬금없는 질문이냐는 표정이다.주의깊게 보지 못해,예전엔 몰랐던 걸까.값을 물으니 모대학 동창회원 명부 최신판이 가장 비싸서 7만원,또 다른 대학 2002년도 동창명부는 5만원이란다.고등학교 동창회 명부도 있다.
사이버 세계에서 개인정보가 흘러다닌다는 말은 들었지만 활자화된 개인정보인 회원명부가 팔리는 모습에 순간 멍해진다.내 이름이 들어 있는 명부도 두어 권 있다.심하게 말하면 많은 이들의 정체성이,활자로 박제화돼 팔려다니는 셈이다.책 사려는 마음이 싹 가신 채 발걸음을 돌리면서 왜 그렇게 낯 모르는 장사꾼들로부터 전화와 편지가 많았는지 이해가 되는 것 같았다.
강석진 논설위원˝
2004-03-02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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