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盧대통령 더이상 ‘불씨’ 제공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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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2-26 00:00
입력 2004-02-26 00:00
노무현 대통령의 경선자금과 총선 관련 발언은 불쑥 나온 말인지,본질에 대한 초점을 흐리려는 의도인지 불분명하다.노 대통령은 취임 1주년 회견에서 대통령후보 경선자금과 관련,“십수억원을 썼을 것”이라고 말했다.총선과 관련해서는 “국민이 압도적으로 (열린우리당을) 지지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경선자금에 대해서는 민주당이 고발했기 때문에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으며,총선 발언은 한나라당이 선거법 위반 혐의로 선관위에 고발하겠다고 반발했다.현직 대통령이 고발 당하는 것도 불행한 일인데,오히려 분란을 부채질하는 듯한 발언은 국민들을 더욱 심란하게 한다.

우리는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이 대통령직에 대한 책임과 의무,법적 인식으로 볼 때 부적절했다는 점을 지적한다.경선자금도 수사중인 사건이다.그런데 현직 대통령이 불법임이 분명한 사실을 “불쑥 내뱉었지만 본선도 아니고 경선자금이니 덮어주면 좋겠다.”고 말한 것은 적절치 않다.안 그래도 편파수사 시비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불법을 시인하고 덮어주면 좋겠다는 것은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노 대통령 발언 직후 청와대 윤태영 대변인은 십수억원이 2년동안 사용한 돈이라고 해명했고,다음날 이병완 홍보수석은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니고 성실히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십수억원을 쓴 것이 사실이라면 어떤 경우라도 불법은 불법이다.또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라도 대통령의 발언이기 때문에 그 파장은 정치권과 검찰에 미칠 수밖에 없다.더이상 오해나 분란을 부추길 발언은 삼가야 할 것이다.

노 대통령이 특정정당을 내놓고 지지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 시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대통령이 무당적이어서도 그렇지만,그보다는 대통령이기 때문에 선거에 중립을 지켜야 하는 것이다.정당이 열린우리당밖에 없는가.우리는 대통령이 전체 정당과 국민을 상대로 정치하고,국정을 운영해야 할 의무와 책임이 분명히 있다고 본다.˝
2004-02-26 4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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