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처방 `3각 딜레마’
수정 2004-02-11 00:00
입력 2004-02-11 00:00
물가-금리-환율이라는 ‘마의 3각축’을 어떻게 풀어내느냐가 숙제인 동시에 경기회복 속도를 가르는 결정적 변수가 될 전망이다.
●물가 뛰는데 수단은 별로 없어
현재 가장 우려되는 경제의 변수는 물가다.1월 소비자 물가는 1년 전보다 3.4%,한달 전에 비해서는 0.6%포인트나 올랐다.특히 생활에 밀접한 품목으로 구성된 ‘생활물가’는 전년동기 대비 4.3%나 뛰었다.통상 2∼3개월 뒤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생산자물가의 상승폭은 더욱 가파르다.지난달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전년동기 대비 3.8%,전월 대비 1.4%로 각각 1998년 2월과 12월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이에 따라 콜금리 인상의 필요성이 나오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금리가 오르면 가뜩이나 위축돼 있는 내수와 설비투자에 큰 타격이 예상되는 데다 환율하락에 따른 수출경쟁력 약화도 우려되기 때문이다.환율 역시 딜레마에 빠져 있기는 마찬가지다.정부는 환율을 조금이라도 높게 유지해 수출호조세를 계속 이어가려 하지만 거꾸로 수입단가가 높아져 국내물가에 악영향을 주는 결과를 낳고 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국제유가와 원자재가격이 뛰고 있는 상황만을 감안하면 환율이 더 떨어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의 처방도 제각각
사정이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의 처방도 각양각색이다.금융연구원 박종규 연구위원은 “향후 본격적인 경기회복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콜금리를 올려 유동성을 줄이는 한편 이를 통해 물가안정을 꾀하는 것이 필요하다.”면서 “정부가 무리하게 외환시장에 개입하기보다는 상황에 따라 환율하락을 용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위원은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대책이 효과를 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내수경기 진작과 가계부실 위험의 완화를 위해 금리를 낮추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환율과 관련해서는 “환율을 정부개입 없이 시장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만일 이로 인해 원화절상(환율하락)이 심화된다면 우리경제를 혼자서 지탱하고 있는 수출이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며 환율 부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삼성경제연구소 홍순영 상무는 “우리경제가 본격적인 회복세를 타지 못하고 있는데다 가계부채 문제도 심각하다.”며 금리의 현행유지를 주장했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현 물가-금리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이어서 당분간 경제전문가들간의 논쟁은 계속될 것 같다.박승 한은 총재는 이와 관련,“하반기에 본격적인 경기회복세로 물가 상승압력이 높아지면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통화정책을 펴겠다.”고 밝혔었다.물가 오름세가 계속될 경우 콜금리 인상을 검토하겠지만 당장은 아니라는 입장이다.물가와 금리사이에서 고민하는 흔적이 역력하다.
환율문제 역시 재경부의 ‘환율상승 유도’와 한은의 ‘시장 자율존중’이라는 시각이 공존하고 있는 형국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
2004-02-11 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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