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로정치에 금융계 멍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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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2-10 00:00
입력 2004-02-10 00:00
최근 정치권이 잇따라 터뜨리고 있는 검은돈 거래와 관련한 폭로성 발언에 금융권이 울상이다.발언의 진위 여부가 제대로 확인되지 않거나 사실과 다를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금융권의 불만은 더 커지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의 CD(양도성예금증서)와 관련된 괴자금 폭로설.홍 의원은 최근 “시중은행에서 발행한 100억원짜리 CD 한 장이 사채시장에서 돌고 있다.”며 이와 관련된 괴자금이 은행과 증권사에 예치돼 있다고 폭로했다.관련 금융기관들은 CD의 발행·유통경로상 증권사 CD 중개는 증권사의 고유 업무로,CD를 사려는 투자자들의 돈으로 CD를 인수한 뒤 곧바로 투자자 계좌로 넘기기 때문에 증권사 계좌는 필요하지 않다며 이를 해명했다.

결국 홍 의원이 입수한 CD는 위조된 것으로 판명돼 시중에 유통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지만 홍 의원은 “가짜 CD라도 계좌번호가 있는 만큼 자금 출처를 규명해야 하고,관련 증권사 계좌에 추가 자금이 더 있다.”며 추가 의혹을 제기해 금융권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 때문에 실명으로 거론된 K증권사는 코스닥 등록을 앞두고 있어 피해가 심각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국회의원의 발언에 대해 명예훼손 소송 등 어떻게 대응할 수 있는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김경재 의원의 폭로성 발언도 논란이다.김 의원은 “부산상고 출신인 금융감독원 김대평 국장이 은행에서 1조원을 빌려 1주일간 주식투자로 2000억원을 벌어 총선자금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수차례 언급했다.

이 역시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하는 김 국장이 김의원을 고소한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이 상대방을 흠집내기 위한 ‘폭로전’을 벌이면서 금융기관이 무책임한 의혹 제기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며 “기업을 볼모로 한 무책임한 폭로가 가뜩이나 어려운 경제를 더욱 힘들게 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미경기자˝
2004-02-10 3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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