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국사교육 내용 강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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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4-02-02 00:00
입력 2004-02-02 00:00
더불어 우리의 국사교육을 더욱 강화해 나가야 한다는 요구와 관심도 증대하고 있어 국사 교육과정을 담당하는 실무자의 입장에서는 많은 힘이 되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해 준다.
그러나 이러한 논의가 자칫 사실과 의견을 제대로 구분하지 못한 채 일시적인 감정적 비판으로만 끝나 버리고 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점도 적지 않다.국사교육의 발전을 위한 좀 더 생산적 논의를 이끌어 내는 것이 다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국사교육에 대한 비판의 핵심은 국사가 선택과목으로 전락하고 비중이 약화되었다는 것이다.그러나 이러한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이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우선 현행 교육과정에 대한 약간의 이해가 필요하다.현행 교육과정은 크게 초등 1학년에서 고교 1학년에 이르는 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과 고교 2·3학년의 선택중심교육과정으로 구성되어 있다.국민공통기본교육과정에서 ‘국사’는 초등학교에서부터 고등학교에 이르기까지 빠짐없이 가르치고 있다.6차에 비해 국사의 시간이 줄어들었다는 지적은 중학교의 경우는 사실이나 이는 국사뿐만 아니라 모든 과목에 대해 학습량을 30%씩 감축함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므로,국사만의 문제가 아니다.
한편 고교에 있어서는 사정이 좀 다르다.선택중심교육과정인 고교 2·3학년에서 ‘한국근·현대사’를 선택하는 경우는 6∼12 단위를 학습하게 되므로 종전의 국사 시간보다 2배 이상 많은 학습을 하게 된다.실제 전국 고등학교의 상황을 조사해 보면 ‘한국근·현대사’는 사회교과의 다른 어느 과목보다도 월등히 높은 비율을 점하고 있다.더욱이 고교의 이러한 선택상황은 국가의 일관된 법령이나 지침에 따라 이수하도록 강요한 것이 아니라 학교현장의 자발적인 선택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미루어 볼 때,이는 국사교육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을 현장에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해 주는 것이라 더욱 그 의미가 크다고 할 것이다.
이런 모든 점을 고려해 볼 때,우리가 다시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은 국사에 대한 관심과 필요성을 어떻게 계속 확대해 나갈 것이며,어떻게 학생들이 국사학습을 통해 삶을 살아가고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를 습득할 수 있는 유용한 과목으로 만들 것인가 하는 문제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중국과 일본 등 인근국가의 역사문제 시비가 불거질 때마다 여론은 언제나 국사교육이 중요하므로 필수과목으로 강화하고 시수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에만 급급해 왔고 국사학습에 대한 학생의 흥미와 관심을 어떻게 높여 나갈 것인가 하는 데는 그다지 높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학생들 중에는 국사 하면 다른 어느 과목보다 외울 게 많은 암기과목으로 인식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지식정보의 창출,문제해결능력,비판적 사고력과 같은 고등사고능력이 요구되는 현실에서 외워야 할 사실 지식 중심으로 이루어진 과목은 어떠한 명분으로라도 필요성이 인정되기가 어렵다.
따라서 흥미와 관심을 유발할 수 있는 교과로 구성되지 않은 상태로 분량만 늘리는 것은 오히려 언제든지 국사교육의 비중을 줄이는 논리에 반격당할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다.국사교육이 중요하다고 해서 다시 과거와 같이 깨알 같은 사실 지식을 가득 담아 많은 시간을 확보,주입하는 것으로 되돌아 갈 것인가.
이제 국사교육에 대한 관심은 역사에 대한 바른 이해와 이를 통한 문제해결력과 탐구능력을 배양할 수 있는 유용성 높은 교육으로 재구조화하는 것으로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할 것이다.
구난희 교육부 교육연구관
2004-02-0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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