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신문 신춘문예 /심사평
수정 2004-01-01 00:00
입력 2004-01-01 00:00
마지막 남은 ‘호박(琥珀)’은 늦가을 밤 문경새재 정상에서 30년 주기로 쏟아지는 사자자리 유성우를 관측 촬영하는 손자와 지체장애 할아버지를 통해 외로움이란 주제를 다루고 있다.천체를 관측하는 동안에도 손자의 마음은 줄곧 다른 별을향한다.손자의 마음속 일등성은 동아리 선배인 ‘그녀’다.할아버지의 일등성은 등나무집 할머니다.‘그녀’ 또한 자신을 버린 ‘그’라는 다른 일등성을 좇다가 끝내 불행을 겪고 말았다.별을 붙잡지 못하고 우러르기만 하는 삶은 불행하고 고단할 수밖에 없지만 ‘겨울의 대삼각형’을 이룬 채 시리우스를 마주보며 외롭게 반짝이는 프로키온처럼 섬뜩한 아름다움을 띠기도 한다.유성우가 비처럼 쏟아지는 밤하늘의 장관 속에서 저마다 외로운 별로서 존재한다는 인간의 정체성을 선명히 부각시킨 ‘호박’을 당선작으로 결정했다.
김윤식 윤흥길
2004-01-01 2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