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장엽씨 美 디펜스포럼 회견/“美, 김정일 제거에 정책 초점을”
수정 2003-11-03 00:00
입력 2003-11-03 00:00
북한의 핵개발 의도는?
-구체적인 상황은 잘 모르지만 북·미 핵 합의가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보면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겠다는 것은 일관된 사상이었다고 본다.북한이 핵무기를 만들려는 것은 장난감용이 아닌 게 분명하지 않은가.왜 핵 무기를 가지려는지 물을 필요도 없다.처음부터 북한내 간부 진영에서는 핵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중국과 러시아가 핵개발을 도왔나?
-내가 알기로는 도와주지 않았다.김정일은 핵개발 사실이 러시아나 중국으로 넘어가는 것을 싫어했고 비밀로 부쳤다.1984년 평양주재 소련대사가 여러차례 나를 찾아와 “핵무기를 만들어서는 안된다.”고 항의했다.김정일에게 보고하니까 “묵살하라.”고 했다.
미국의 대북정책이나 6자회담을 평가한다면….
-미국의 정책을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는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근본적인 입장은 김정일 독재체제를 제거하는 것이다.다만 중국과 북한의 동맹이 과거와 같지 않다는 점은 이해해야 한다.중국의 지지는 북한에 경제적 측면에서뿐 아니라 정치적·심리적으로 생명과도 같다.북한의 변화를 위해 북한과 중국의 동맹관계를 떼내는 게 관건이다.
미국으로 망명할 생각은?
-언론의 자유가 보장됐기 때문에 마음대로 질문할 수는 있다.그러나 그런 질문은 나에게 모욕이다.내가 남한에 온 것도 망명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남한은 내 조국이다.북한을 해방시키고 정권을 바꾸기 위해서는 미국의 도움이 중요하지만 왜 조국을 놔두고 미국에서 살아야 하는가.무엇 때문에 가족을 버리고 남한에 왔겠는가.
망명정부를 수립할 계획은?
대한민국 정부가 있는데 망명정부를 조직해서 뭐 하겠다는 것인가.김정일을 제거하기 위한 반체제 조직을 견고하고 견실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처음부터 망명정부 개념에는 반대했다.
북한 정권의 붕괴시점은?
-나는 점쟁이가 아니다.다만 김정일 집단이 어떻게 활동하느냐와 반체제 민주주의 역량이 어떻게 투쟁하는지를 고려해야 한다.내가 북한을 떠날 때에는 5년 이내로 북한이 붕괴할 것으로 생각했다.여러가지 정세 변화로 북한이 붕괴하지 않았으나 당시로는 옳은 판단이었다.북한정권의 붕괴를 위해 내부의 민주주의 조직을 강화하고 외부의 원조를 끊는 게 가장 중요하다.
북한의 개혁과 개방은 가능한가
-주민들이 굶어죽고 탈북 사태가 잇따르자 독재만으로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그래서 제한된 범위의 경제개혁을 하려 했다.그러나 개인의 권위를 유지하고 군대를 강화하다 보니까 개혁이 잘 안됐다.외국에서 구호물자를 보내주니까 “외교를 잘해서 주민들을 먹여 살린다.”고 생각,개혁을 서두르지 않는다.자본주의만으로는 독재체제를 약화시킬 수 없다.사람들이 자유롭게 활동하고 정보를 공유,반체제 활동을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여건이 보장돼야 한다.
북한에서 주체사상이 성공했나?
-주체라는 개념에 많은 오해가 있다.주체는 인민이 국가와 사회의 주인이라는 말이다.문제는해석이 달랐다는 점이다.김일성은 노동계급과 그 대표인 수령을 주체로 본 집단 이기주의자였고 김정일은 수령만으로 정의한 개인 이기주의자다.나는 인민이 주체라고 생각했고 이는 민주주의 사상과도 같다.
김정일은 사상 최악의 독재자인가?
-최악의 독재자로 평가할 수 있다.그러나 역사적으로 더 지독한 독재가 있었는지 여부는 증명할 수 없다.개인의 문제나 평가보다 김정일 집단을 제거하는 게 중요하다.
mip@
2003-11-03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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