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섶에서] 남 바로보기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기자
수정 2003-07-17 00:00
입력 2003-07-17 00:00
우리는 남을 자기 식(式)대로 보고 평가하곤 한다.이런저런 경우에 내가 이러니까 남도 으레 그러려니 한다.그렇지만 자기와 다른 남이 훨씬 많다.주변의 잡다한 소문으로 피곤해 하는 후배를 우연히 만났다.요즘 들어 사람 만나기도 싫다는 말에 마음마저 졸였다.자신에 대한 남의 평가가 헐뜯음으로 ‘치장’되고 있었던 모양.듣고 있는 나까지 괜스레 불쾌해진다.

개와 고양이를 보자.개는 기분이 좋으면 꼬리를 올리고 기분이 나쁘면 꼬리를 내린다.고양이는 그 반대다.둘이 만날 때마다 으르렁거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꼬리가 내려간 고양이를 볼 때 개는 고양이가 자기를 만나 ‘기분이 상했다.’고 생각한다.고양이도 마찬가지.서로가 이런 식이니 앙숙으로 발전하지 않으면 이상한 일이다.



남을 투명하게 보기 위해선 감정의 사슬을 끊어야 한다.그러려면 먼저 마음을 잡아야 하는데,결코 쉽지만은 않다.그 달마 대사도 탄식했단다.“마음이여,참으로 알 수 없구나.너그러울 때는 온세상을 다 받아들이다가도 한번 옹졸해지면 바늘하나 꽂을 자리가 없으니….”

이건영 논설위원
2003-07-17 1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