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대선자금 여당부터 밝혀라
수정 2003-07-16 00:00
입력 2003-07-16 00:00
그렇지만 이번 제안이 현실화되고,정치개혁의 실효성을 갖추기 위해서는 순서가 있다고 본다.논란 자체가 굿모닝 시티 로비 의혹에 연루된 정대철 대표의 폭로에서 비롯된 데다,노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을 역대 어느 선거보다 깨끗하게 치렀다고 자부해온 터다.실제 대선 당시 민주당은 노 후보 지지파와 후보 단일화파로 나뉘면서 심한 자금난에 시달린 게 사실이다.더구나 노 대통령은 기회가 되면 대선자금 내역을 공개해 정치개혁의 단초를 열고 싶다는 뜻을 피력하지 않았는가.
이런 상황인 만큼 민주당이 먼저 고해성사하는 심정으로 지난 대선자금의 전모를 공개하는 것이 바른 순서라고 본다.자칫 정 대표의 모금 내역 공개로 빚어진 수세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야당을 물고 들어간 것이라는 오해를 받을 수도 있다.순수성을 의심받으면 정치자금 관련 제도 개혁의 호기를 놓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한나라당은 노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했으나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여야가 함께 대선자금 원죄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이를 위해 적용 기간과 공개 범위,특히 관련 기업인들이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하는 장치 등이 사전에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또한 구색 맞추기식의 공개에 머물지 않고,진실성을 담보하기 위한 차원에서 정치권에 대한 면책규정을 두는 방안도 검토해야 할 것이다.우리는 이번 대선자금 논란이 진정한 정치개혁의 첫걸음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2003-07-16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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