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북·미 대화부터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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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3-04-14 00:00
입력 2003-04-14 00:00
북한이 핵문제 해결을 위한 ‘다자회담’ 수용의 뜻을 밝혔다.조건을 붙이긴 했지만 북한의 이러한 태도 변화는 다자대화가 시작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한다.북한은 그동안 한반도의 긴장을 단계적으로 높여오며 미국과의 직접 대화만을 고집해 왔다.그러던 북한이 바그다드의 함락으로 북한 핵 문제가 국제적 이슈로 등장하고 있는 때에 유연한 자세를 보인 것은 현명한 접근으로 평가된다.북한이 핵 재처리 시설 가동 등 모험주의를 자제하고 대화자세를 보인 것은 북핵 문제의 군사적 해결의 위험을 없앤 고무적인 일이다.

북한의 태도 변화가 실질적인 대화로 이루어지려면 미국이 대화 참여의 길을 열어주어야 한다.그런데 미국이 북한문제는 이라크와 다르며 평화적으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도 강경파들은 다른 목소리를 내는 것은 우려스러운 일이다.체니 미국 부통령은 최근 “북한의 핵 포기 선언 없이는 북한과 어떠한 대화나 회담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미국은 북한의 선(先) 핵 포기 선언만을 강요할 것이 아니라 북한이 갖고 있는 체제불안을 해소해주어야 한다.북한이 주장하는 불가침조약은 아니더라도 북한이 공감할 수 있는 체제보장책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후세인 정권의 붕괴를 본 북한은 체제 보장에 대한 불안이 더욱 커졌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는 윤영관 외교장관이 제시한 단계적 해결방안(로드맵)이 대화의 바탕이 될 수 있다고 본다.로드맵은 현상황에서의 북한 핵 문제 동결을 대화의 출발점으로 잡고 있다.파월 국무장관도 “흥미로운 접근법”이라고 말한 바 있다.북한 핵 문제는 반드시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이를 위해 북한과 미국은 우선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다자회담의 틀 안에서 북한과 미국이 대화하는 것이 현실적이라고 우리는 판단한다.우리나라와 중국 등 주변국들의 노력으로 다자회담의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다자회담에는 많은 과제가 있지만 일단 시작될 수 있도록 북·미가 슬기로운 선택을 하기 바란다.
2003-04-14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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