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줄날줄] 오존(O 학번
기자
수정 2003-02-04 00:00
입력 2003-02-04 00:00
오존은 강력한 살균력을 갖고 있다.세상을 병들게 하는 세균이라면 여지없이 제거한다.음료수나 음식물을 비롯해 세상을 소독하는 데 활용된다.나쁜 기운을 없애기만 하는 게 아니다.좋은 기운을 만들기도 한다.스스로 분해되면서 산소가 된다.오존이 많은 바닷가나 깊은 숲속에 서면 상쾌해지는 까닭이다.오존은 하늘에선 더없이 소중하다.외계의 공격을 막아주는 방패가 된다.지상 20㎞에서 25㎞ 사이엔 오존층이라는 게 있다.태양의 살인적인 자외선을 흡수해 준다.만에 하나 오존층이 뚫리는 날엔 인간은 물론 세상의 생명체는 온전치 못할 것이다.
오존은 산소 원자 3개의 화합물이다.산소 원자는 짝을 맺어야 안정을 이룬다.그러나 오존은 산소 원자가 3개다.원자들끼리 서로 짝을 맺기 위해 필사적인 다툼을 벌인다.그래서 늘 불안하다.짝을 찾지 못한 산소 원자는 결국 쫓겨 나온다.홧김에 닥치는 대로 무엇인가를 물고 늘어진다.세균이라면 크고 작고를 떠나 산소 원자를 피할 수 없다.중생대의 공룡을 순식간 쓸어버렸을지도 모른다는 무시무시한 자외선도 오존에서 튕겨 나오는 산소 원자 앞에선 어쩌질 못한다.불안정이 안정으로 승화되면서 세상을 병들게 하는 세균을 없애고 스스로는 산소가 변신해 세상을 맑게 한다.
올해 대학 새내기들이 오존을 자처했다.벌써부터 세상이 상큼해 진다.세상의 오존이 되어 거짓과 위선을 추방할 것 같다.그러나 세상의 섭리가 그렇듯 오존도 지나치면 사달이 난다.공기 중 오존 함량이 0.0002%만 넘으면 고약한 냄새가 난다.오랫동안 흡입하면 호흡기가 상한다.오존 학번의 입학을 축하한다.세상의 오존이 되길 기대한다.오존 특유의 절제 미학을간과해선 안 될 일이다.
정인학
chung@
2003-02-04 6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