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현정권 실정 규명’ 논란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2003-01-03 00:00
입력 2003-01-03 00:00
도청설·4000억 대출의혹등 인수위원들 의견 첨예대립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정권인수 과정에서 국가정보원의 불법도청 의혹과 현대상선 4000억원 대출의혹 등 현 정권의 비리의혹이나 실정(失政)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고있다.인수위원들 사이에서도 이 문제를 놓고 의견이 첨예하게 엇갈린다.

인수위의 한 고위 관계자는 2일 “인수위 활동 과정에 객관적으로 드러나는 현 정부의 실정이나 비리의혹에 대해서는 짚을 것은 당연히 짚을 것”이라고 말해 원칙론을 폈다.

다른 핵심 관계자는 보다 구체적으로 말했다.그는 ‘불법 도청 의혹,현대상선 4000억원 대출의혹 등도 짚고 넘어갈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짚고 넘어가겠다.”면서 “어디까지 사실이고,사실이라면 왜 일어났는지 알아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의혹에 대해선)사실인지 따져보고 행정적 차원에서 원인을 규명한 뒤 새로운 대안을 내놓을 것”이라며 “원인을 규명하고 원인에 대한 제도적 처방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어 “그러나 인수위는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가 앞으로 5년간 지도로 삼도록 재발방지를 위한 대안을 마련하는 데 역점을 두는 등 미래지향적으로 갈 것”이라면서 “검찰에 고발하는 것은 나중에 할 수도 있고,과거에 대한 책임추궁은 사정당국에서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불법도청 의혹과 4000억원 불법대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주장하는 인수위원들도 처벌에 역점을 두는 것은 아닌 듯하다.이들도 처벌이나 책임규명보다는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역점을 둬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인수위가 불법도청 등의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매우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인수위의 고위 관계자는 “이런 (정치적인)문제에 대해서는 검찰이 알아서 할일”이라면서 “인수위가 다루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인수위가 다루는 게 적절치 않다는 쪽은 어차피 정치적으로 해결될 사안인데,굳이 인수위가 미묘한 사안에 개입될 필요가 있느냐고 고개를 젓는다.인수위원간에 의견이 엇갈리기 때문에 인수위 차원에서 불법도청과 현대상선 대출의혹 등을 다루게 될지는 현재로선 불투명한 상황이다.

곽태헌기자 tiger@
2003-01-03 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