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청國調’ 물 건너가나
수정 2002-10-30 00:00
입력 2002-10-30 00:00
한나라당 이규택(李揆澤),민주당 정균환(鄭均桓) 원내총무는 29일 전화접촉을 통해 국정조사 실시 방법을 논의했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한나라당 이 총무는 “국정조사에서는 TV청문회 실시와 함께 광범위한 증인채택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던 전날의 요구에서 한발 물러나 이날은 “청문회를 비공개로 열고 증인도 국정원장과 1,2,3차장 등 국정원내 간부로 국한하자.”고 수정제의했다.
그러나 민주당 정 총무는 현장검증을 제외한 어떠한 형태의 조사도 있을 수 없다는 전날 입장을 고수했다.민주당은 정보기관이라는 특수성을 고려,청문회와 증인채택은 절대 안되고 의원들과 정보통신부 전문가들이 국정원을 직접 방문해서 실제 도청시설이 있는지 여부만 조사하자고 거듭 주장했다.
이에 따라 양당이 이날 공동으로 내기로 했던 ‘국정조사요구서’ 제출 계획은 무산됐다.결국 양당이 당초 30일 열리는국회 정보위원회에서 마련키로 했던 ‘국정조사계획서’ 작성 계획도 물건너 간 셈이 됐다.양당 총무는 30일 다시 접촉을 시도할 것으로 보이나,재협상 의지는 그리 강해 보이지 않는다.게다가 국정원도 정보기관에 대한 국정조사는 선례가 없다며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28일 양당 총무의 전격 합의로 관심을 모았던 ‘헌정사상 첫 정보기관 국정감사 실시’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국회 주변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민주당 정 총무는 “한나라당이 청문회 실시와 증인 채택을 고집하는 것은 이 사안을 정치공세의 장으로 활용하려는 속셈”이라며 “현장검증 결과 도청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지면 도청 의혹을 제기한 한나라당 의원이 책임을 져야 하는 사태가 올까 두려워 한나라당이 국정조사를 무산시키는 쪽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반면,한나라당 이 총무는 “현장검증만 하고 끝내는 것은 절대 안된다.청문회와 증인채택이 없는 국정조사가 무슨 국정조사냐.”고 되받았다.그는 “국정원의 압력에 의해 민주당이 국정조사 합의 파기를 위한 행태를 보이고 있다.”며 “30일 오전 정보위에서 합의가 안되면 한나라당 단독으로라도 국정조사요구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상연기자 carlos@
2002-10-30 5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