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승화 전육참총장 자서전 발간
수정 2002-09-25 00:00
입력 2002-09-25 00:00
“자서전 따위는 결코 내지 않겠다.”던 그가 소신을 꺾고 책을 낸 것은 현대사의 한 기록을 남기자는 아들들의 간곡한 권유 때문.
그의 자서전은 지난해 여름 시나리오 작가 이경식씨를 만나면서 시작됐다.작업은 일단 정해놓은 목차의 소항목 별로 병상의 정씨가 구술하고 이씨가 원고로 정리한 뒤 정씨가 다시 검토·수정하는 식으로 진행됐다.‘12·12 사태’로 군적을 박탈당하고 부하에 의해 감금당한,불행한 군인 정승화.그는 말한다.“전두환은 12·12를 통해 정권을 탈취하겠다는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치밀하게 짠 것 같지는 않다.
어디까지나 추측이지만,애초에는 군에서 쫓겨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에 나를 육군참모총장에서 밀어내고 군권을 장악하겠다는 생각에 일을 저질렀다가,강력한 국민의 반발에 부닥치고 광주학살로 걷잡을 수 없이 사태가 커지다 보니 사후 안전을위해 국권까지 탈취하는 데로 치달은,말하자면 선택의 여지가 없는 외길로 달려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자서전은,장군 정승화는 정치에서는 패배자일지언정 역사에서는 진정한 승리자임을 밝히는 데 초점을 맞춘다.요컨대 ‘원칙의 힘’은 세월이 지나면서 비로소 빛을 발한다는 것이다.
김종면기자 jmkim@
2002-09-25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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