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의 광기-인도중국·이슬람권 광기 현상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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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7-02 00:00
입력 2002-07-02 00:00
미셸 푸코는 ‘광기의 역사’에서 동양의 그것을 따로 거론하지는 않았다.푸코는,이성이 광기(狂氣)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개입하게 되는 숨겨진 폭력성과 억압을 진지하게 성찰했음에도 불구하고 서구의 현상만을 다뤄 아쉬움을 준 것도 사실이다.광기라는 정신의학적 현상이 명백하게 사회적 반향 혹은 결과임에도 서로 판이한 사회적 조건을 가진 동양의 그것을 배제함으로써결과적으로 ‘절반’의 성공에 그치고 말았다.

이처럼 푸코가 놓친 ‘절반’에 대해 살핀 오다 스스무의 ‘동양의 광기’(김은주 옮김,다빈치)가 출간됐다.

‘광기’라는 주어진 주제에 천재적 성찰로 접근해 이전에 누구도 내놓지못한 결론을 제시한 푸코와 달리,이 책은 인도와 중국·이슬람권의 광기에 관한 사료와 현상을 박물지적으로 제시해 2차 연구의 길을 열어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한 책이다.

몸과 마음이 하나라는 고대 인도의 신비사상,인간의 심상을 불교적 관점으로 해석한 인도의학의 광기관,불교의학의 전통을 잇는 티베트의 의학과 중국문화사를 관류하는 치밀한 광기 구조,코란과 중세과학을 토대로 전개된 이슬람의 정신의학 등이 매우 흥미있게 기술돼 있다.

오다 스스무는 책을 통해 서구인들에 의해 규정된 오해,즉 ‘동양의 정신의학은 미개한데다 종교·주술적이었으나 서구 정신의학이 바로 잡았다.’는시각에 대해 ‘아니다.’라고 말한다.오히려 동서양의 그것이 각각 ‘절반’일 뿐이라는 주장에서,푸코의 이론을 동양적으로 실증하면서도 그와는 전혀다른 실증적 시각에서 시도하는 접근법이 사뭇 진지하다.

심재억기자 jeshim@
2002-07-0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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