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문위원 칼럼] 선거보도 ‘중립’보다 ‘독립’을
기자
수정 2002-05-14 00:00
입력 2002-05-14 00:00
이쯤 되면 각 언론이 선거보도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하는 선언이 있음직하다.더욱이 대한매일의 경우 소유구조가 바뀌면서 처음으로 실시되는 선거보도이다.여전히 정부가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긴 하지만 내용상으로 독립된 언론으로 변모했기 때문에 이번 선거보도를 통해서 대한매일의 변화된 자세를 내외에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본다.지난번 이 칼럼에서도 밝혔지만 언론은 정치보도에 있어서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일반 단순 사건 보도는 감기 환자를 치료하는 정도의 의사 수준이면 되지만 정치인의 이해가치밀하게 깔려 있는 정치기사는 암환자 정도를 다루는 의사 수준이어야만 보도의 객관성과 공정성에 다가갈 수 있다고 본다.특히 정치기사 보도 중 선거보도는 더욱 그러하다.선거보도에 있어서 자칫 잘못하면 후보자의 일방적인 홍보로전락하기 쉽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특정 후보자의 편을 들어서는 안 된다.미국 신문의 경우 대통령 선거 때마다 특정 후보를 지지한다고 선언하지만 그것은 사주의 입장일 뿐 편집국 기자들의 생각은 아니다.그리고 그것은 미국 신문의 특수성에서 비롯되었다.미국 신문은 바로 1백년 전까지만 해도 철저히 정파지였다.어떤 신문은 제호에서 아예 민주당이나 공화당 신문임을표방하는 경우까지 있었다.이런 전통이 아직까지 남아 있어서인데 현재는 소유주의 생각이 어떠하든 그 생각이 보도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런데 어느 후보자의 편을 들지 않고 공정하게 선거보도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많은 언론인들이 이를 위해 중립적인 보도,불편 부당한 입장을 취해야 한다고 생각하고있다.그러나 중립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언론의 독립적인 입장이다.중립과 독립 중에서 유용한 저널리즘 가치는 독립이다.우리 나라의 한겨레신문과 비슷한 시기에 창간되어 지금은 영국을 대표하는권위지로 자리잡은 인디펜던트지가 창간 당시 바로 이런 문제로 고민했다.인디펜던트지는 보수적인 더 타임스와 진보적인 가디언 중간 독자를 겨냥해서 창간되었다.말하자면 마케팅 포인트를 중립으로 한 것이다.그래서 제호도 더 뉴트럴(중립)로 할까 고민했지만 중립보다는 독립이 보다 중요한 저널리즘 가치이기 때문에 제호는독립(인디펜던트)로 했던 것이다.중립은 보도의 결과에 해당하지만 독립은 보도 과정에서 준수해야할 준칙이다.기자가 정보원으로부터 독립적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은 공정보도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바로 언론의 독립을 위해 국가는언론에 대해 자유를 부여한 것이고,사회는 언론을 공공기관으로 인정하는 것이고,이에 기자는 화답해서 언론인으로서윤리를 지키고,또 객관적인 보도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요즘 대한매일의 정치면이 과거에 비해 훨씬 중립적이 된것은 사실이다.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균형을 유지하려는 자세를 많이 볼 수 있다.그렇지만 중립적인 보도를 넘어서 독립적인 보도를 할 수 있다면 보다진실에 가까운 보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김정탁 성균관대 언론정보대학원장
2002-05-14 8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