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의료체계/ (하)대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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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3-25 00:00
입력 2002-03-25 00:00
병원의 경영악화는 의약분업 이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정부가 병원의 의료수가를 동네의원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리하게 책정,동네의원과의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이다.이와중에 인건비는 치솟았고 수가마저 묶였다.엎친데 덮친격으로 정부는 의약품 실거래가 제도를 도입,의약품을 싸게 살 수 있는 길을 막아버렸다.

병원협회 나석찬(羅錫燦) 회장은 “의약분업 전후에 파업을 벌인 동네의원들에는 수가를 유리하게 조정하고 환자를 지켰던 병원에는 불리하게 책정했다.”면서 “의료공급체계가 와해되기 전에 정부의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

”고 주장했다.

◆병원 조제수가 조정해야=병원의 외래환자 조제료는 현재 턱없이 낮게 책정돼 있다.외래환자 1일 조제료는 원가의10%에 불과한 150원이다.지난해 11월 860원으로 인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원외약국 제조료 1440원의 60% 수준이다.

◆왜곡된 수가 바로잡아야=현행 상대가치수가는 의사들의업무량을 기준으로 산정돼 있어 병원에 매우 불리하다.따라서 입원료,병원조제료 등 의사의 참여도가 낮은 진료항목은 원가에 비해 수가가 매우 낮다.동네의원의 경우 의사 인건비 비중이 총 원가의 50∼70%에 달하나 병원은 15∼30%에 불과하다.의약분업을 둘러싸고 수가인상이 주로 진찰료 및 처방료 중심으로 조정됨으로써 동네의원에는 유리하고 병원은 불리한 입장이 됐다.

이에 따라 진찰료 및 처방료가 총수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동네의원이 61.8%에 달하는데도 대학병원은 11%,종합병원 14.9%,병원은 16.5%에 머물고 있다.

◆본인부담금 불균형 해소해야=병원의 본인부담금이 동네의원에 비해 2∼3배나 높아 공정한 경쟁이 이뤄질 수 없다.

현재 본인부담금은 종합병원이 요양급여비의 50%,병원이40%이지만 동네의원은 1만 5000원 이하까지는 무조건 3000원만 내면 된다.동네의원의 본인부담금이 싸기 때문에 환자들이 대부분 동네의원만 찾고 있는 것이다.

◆의약품 실거래가 폐지해야=병원들은 정부의 실거래가 상한제를 병원경영을 악화시키고 건강보험재정을 좀먹는 주범으로 꼽고 있다.99년 11월 시행된 실거래가 상한제는 의약품 리베이트를 막기 위해 정부가가격을 미리 정해놓았다.이에 따라 병원들이 의약품을 저가에 구입하려는 동기가 사라져 경영을 압박한다.또 고가의 오리지널약품 처방을 증대시켜 보험재정 악화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병원생존투쟁위원회 김광태(金光泰) 위원장은 “의약품실거래가가 보험재정 절감 효과도 거두지 못하고 요양기관과 진료비 심사기관의 행정적 부담만 가중시키기 때문에고시가제도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병원내 원내 조제실 부활해야=의료계는 의약분업 이후보험약제비가 무려 2조원 이상 급증한 것은 병원 외래조제실 폐쇄에 있다고 보고 있다.병원 외래조제실이 있으면 병원에서 의약품을 싼 값에 구입할 수 있으나 원외 조제가불가능하기 때문에 고가약 위주로 처방하고 있다.싼 약을처방하면 환자들이 항의하기 때문이다.

김용수기자 dragon@
2002-03-2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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