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 2002 월드컵/ 조직위 ‘월드컵 알리기’ 뒷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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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2-16 00:00
입력 2002-02-16 00:00
지난 7일 월드컵 관련 자료를 얻기 위해 조직위 평가개발부에 문의했다는 축구팬 S(38)씨는 16일 “우리의 주업무는 대회가 끝난 뒤 백서를 만드는 일이니 다른 데 알아보라.”는 말만 들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달초 취재를 위해 조직위를 찾은 Y언론사 P(34)기자는“한 직원과 한참 얘기하는데 옆에 있던 직원이 대변인실을 거치는 게 정상 아니냐고 딴죽을 거는 바람에 허탕쳤다.”면서 “언론통제 목적으로 북한처럼 5호 담당제라도 실시하는 것인가라는 의구심마저 들었다.”고 꼬집었다.
월드컵 홍보에 앞장서야 할 직원들이 오직책임질 일을피하기 위해서만 애쓰다 보니 이처럼 기본적인 자료조차내놓기를 거부하는 현상이 빚어진다는 게 조직위 안팎의설명이다. 이에 대해 조직위의 한 중견직원은 “파견 나온 공무원들은 대부분 이르면 8월쯤 원래의 부처로 되돌아간다는 생각 때문에 이곳을 자기의 자리로 여기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한 간부는 “나처럼 나이 든 사람에게는 월드컵이 끝난 뒤 돌아갈 원직도 없다.”면서 “보따리 쌀 생각뿐인 입장에서 무슨 큰 책임감을 느끼겠느냐.”고 자조의변(?)을 늘어 놓기도 했다.조직위는 월드컵이 막을 내린직후인 7월 말까지 현체제를 유지하다가 이후 필수인원만으로 대회 결과보고서와 국제축구연맹(FIFA) 백서를 발간한 뒤 연말부터 해체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조직위의 이같은 행태를 많은 국민들은 걱정스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자부심까지는 아니더라도 사상 최고의 국가적 대사인 월드컵을 치른다는 사명감만은 느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를 조직위가 더이상 외면해서는안될 것으로 여겨진다.
송한수기자 onekor@
2002-02-16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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