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계개편론이 남긴 상처/ 여 ‘흔들린 우정’…분열 서곡?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기자
수정 2002-02-02 00:00
입력 2002-02-02 00:00
민주당내 일각에서 추진된 ‘내각제 정계개편론’이 강한역풍을 맞고 수그러드는 가운데 이번 파문을 통해 여권 주류 세력간 정치적 시각차가 극명하게 드러나면서 향후 정치권 판도에 어떤 변화를 부를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내 한편에서는 당권파로서 이인제(李仁濟) 고문을 지지하는 것으로 인식돼온 정균환(鄭均桓) 의원과 이 고문측이이번에 정반대 입장에 서자 ‘여권 분열의 서곡 아니냐.’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다.

[드러난 시각차] 지난해 정균환 의원 주도로 ‘중도개혁포럼’이란 모임이 출범했을 때 당내에서는 “정 의원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심복’이라는 점에서 결국 권노갑(權魯甲) 전 고문의 지시에 따라 이인제 고문을 지지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지난달 23일 정 의원 등 중도포럼이 정계개편론을 처음 제기했을 때만 해도이 고문을 위한 시나리오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31일 이 고문과 권 전 고문이 정 의원의 정계개편론에 반대입장을 공식 천명함에 따라 심상치 않은 조짐이감지됐다.이 고문측관계자는 “이 고문을 배제하려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 같다.”고 의심했다.

그러자 이번 정계개편론은 여권 주류가 똘똘 뭉쳐 내놓은시나리오가 아니라,동교동계 신·구파의 갈등 과정에서 성장한 정 의원과 김한길 전 장관 등이 독자적인 정치영역을확보키 위해 시도한 작품인 것 같다는 해석이 갈수록 설득력을 얻고 있다.

[시각차의 배경] 민주당의 한 비주류 의원은 이날 “지난해말 당 내분과정에서 주류가 한 목소리로 4월 전대를 밀어붙인 것은 목적이 같아서가 아니라,서로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즉,이인제 고문은 후보 조기가시화를 위해,당권파는 자신들이 계속 당권을 유지키 위해 일시적으로 손을 잡았다는 해석이다.

이후 당권 유지에 성공한 당권파가 ‘이인제 고문으로 대선에서 이길 수 있나.’란 고민을 본격적으로 하게 됐고,결국 정 의원 등이 행동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변하는 정치지형] 주류내부의 이같은 충돌을 ‘포스트 3김시대’의 권력공백기에 초래된 백가쟁명식 권력투쟁의 서곡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지금은 어느 한 사람의 카리스마를인정하지 않고 누구나 대권주자 또는 ‘킹 메이커’를 노리는 시기라는 것.한 대선캠프의 관계자는 “김원기(金元基)·정대철(鄭大哲)고문 등이 내각제 개헌 추진에 가세하고나선 것은 3김이후 권력 분점을 도모하는 차원 아니겠느냐.

”고 해석했다.



[전망] 정계개편론은 소멸됐다기보다는 일단 잠복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당의 한 관계자는 “김 대통령의 총재직사퇴로 여권내 절대권력이 부재한 상황에서 의원들 개개인의 정치적 목적이 제각각이기 때문에 당 내부의 작은 모멘텀이나 자민련·민국당·한나라당 등 외부의 자극이 주어질경우 다시 정계개편론이 돌출하거나, 최악의 경우 당의 분열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김상연기자 carlos@
2002-02-02 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