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게이트 ‘몸통’은 비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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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2-01-11 00:00
입력 2002-01-11 00:00
청와대 전 수석비서관들이 줄줄이 ‘윤태식 게이트’에연루된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결국 윤게이트의 ‘몸통’은 권력의 심장부인 청와대였던 셈이다.남은 문제는 이들이윤씨로부터 주식이나 현금 로비를 받았느냐 하는 것으로그런 사실이 드러난다면 사건의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으로 여겨진다.
◆박준영 전 수석과 윤태식=박준영 전 국정홍보처장의 경우 윤씨를 만나게 된 과정부터 의문점이 많다.윤씨는 “2000년 5월 니카라과 대통령 방한 때 청와대에서 열린 만찬에 참석한 자리에서 당시 박준영 공보수석과 인사를 나눴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윤씨는 같은해 9월부터 1년간 3∼4차례 청와대와 국정홍보처에서 박 전 처장을 만났고,박 전 처장은 윤씨에게 ‘어렵게 벤처기업을 일으켰다’는인간적인 호감을 느껴 보건복지부 등에 소개시켜줬다는 것이다.
그러나 윤씨의 진술은 액면 그대로 믿기 어렵다.만찬 자리에서 한번 만났다고 4개월 뒤 무명 벤처업자가 불쑥 청와대를 찾아가 공보수석을 만났다는 것은 상식 밖의 일이다.또 박 전 처장이 별다른 인연도 없다는 윤씨에게 직권남용에 해당하는 행동을 했다는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결국 두 사람을 연결해 준 ‘제3자’가 있지 않느냐 하는쪽으로 의혹의 눈길이 쏠린다.박 전 처장이 윤씨 검거를전후해 윤씨와 저녁식사를 같이 하고 수차례 회사에 전화를 거는 등 ‘특별한 관심’을 보인 것도 이런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김정길·박지원 전 수석에게도 접근=김정길 전 청와대정무수석은 김현규 전 의원의 소개로 윤씨를 2차례 만났으며 패스21을 한번 방문했다.남궁석 전 정보통신부 장관은“김 전 수석이 지난 99년 11월 ‘김 전 의원에게 전화가오면 내용을 들어보고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내용의 전화를 걸어왔다”고 밝혔다.그뒤 윤씨는서울경제신문 김영렬 사장과 함께 남궁 전 장관을 만났고,남궁 전 장관은 패스21 사무실을 방문해 기술 설명을 듣기도 했다.결과적으로 김 전 수석은 윤씨가 정보통신부에 접근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준 것이다.
김 전 의원은 박지원 전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에게도 패스21의 지원을 부탁했다.그러나 박 전 수석은 “김 전 의원이 찾아와 벤처 육성자금 지원을 문의했으나 소관 업무가아니어서 어렵겠다고 말했다”면서 “윤씨를 만나거나 다른 사람에게 소개시켜준 적은 없다”고 밝혔다.
장택동기자 taecks@
2002-01-1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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