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로비 특검수사 가속도/ ‘이용호 게이트’ 열리나
수정 2002-01-01 00:00
입력 2002-01-01 00:00
[특검이 밝힌 전환사채 로비 행태] 특검이 청구한 이기주씨에 대한 구속영장에 따르면 2000년 6월 여운환씨는 이씨에게 D증권을 주간사로 삼애인더스 전환사채 발행을 도와달라는 부탁과 함께 1,000만원을 건넸다.이씨는 당시 아셈추진본부장이던 정씨를 통해 D증권 사장 박모씨를 소개받은 뒤박씨에게 두 차례에 걸쳐 선처를 부탁했고,박씨로부터 “잘진행되고 있으니 걱정하지 말라”는 답변을 듣고 이 말을여씨에게 전했다.여씨는 이 이야기를 이용호씨에게 다시 전해주고 로비자금 명목으로 10억4,000만원을 받았다고 특검은 밝혔다.
이에 대해 정씨측은 “오랜 친구 사이인 이씨의 부탁으로박씨와의 만남을 주선했을 뿐 사업 내용 등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밝혔다.박씨측도 “부탁을 받고 ‘잘 검토해보라’고 지시한 정도였으며, D증권이 전환사채도 발행하지않았다”고 해명했다.
[전환사채 발행의 실체는] 이용호씨는 결국 D증권을 주간사로 한 전환사채 발행에 실패했지만 2000년 10월 K증권을주간사로 900만달러 어치의 전환사채를 발행했고,K증권은전환사채를 해외 증권사에 일시 매각했지만 산업은행이 같은해 11월 전량을 다시 사들였다.
특검은 그동안 “삼애인더스가 전환사채를 발행한 경위가석연치 않다”며 의문을 제기해 왔다.이런 상황에서 2000년대검 수사에서는 거명되지 않았던 이씨와 정씨의 이름이 새롭게 등장,특검 수사가 활기를 띠고 있다.
정씨는 재무부와 재정경제부에서 뼈가 굵은 정통 경제관료로 금융분야에서 오랫동안 일했다.아셈사업추진본부장 이후2000년 8월부터 올 4월까지 금융감독위원회 부원장을 거쳐현재 산업은행 총재로 재직 중이다. 이씨는 지방 방송사 기자 출신으로 정·관계에 밟이 넓은 것으로 알려졌다.
장택동기자 taecks@
2002-01-0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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