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선언] ‘아줌마‘ 카테고리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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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12-10 00:00
입력 2001-12-10 00:00
그녀는 그러한 일에 대해 미안해하기는커녕 오히려 다른 사람이 같은 일을 저지르면 서슴없이 비난하는 타입이었다.그녀는 관광버스에 오른 후에도 자신이분명히 주차장까지 가방을 들고 왔으며 여행사 직원이 버스에 싣지 않아 가방을분실한 것이라고 우기며 관광 안내원을 심문하듯 들볶았다.
날짜 조정에 숱한 진통을 겪은 끝에 1박2일 일정으로 제주도에 온 일행은 대부분 회사를 경영하는 몹시 바쁜 사람들이었다.이들은 제주도가 홍콩처럼 자유무역 도시가 되어 더 많이 북적대기 전에 한번 다녀오자는 모임 리더들의 설득을 받아들여 시간을 낸 사람들이었다.그러한 그들의 여행을 그녀 한 사람이 망치고 있는 것이다.관광 안내원은 그녀 등쌀에 핸드폰으로 본사는 물론 공항의 분실물센터,각 경찰서에까지가방 분실 신고를 하느라 관광 안내가 뒷전으로 밀려 미리짜여진 일정조차 엉망이 되어버렸다.
다음날 오후,공항의 분실물센터에서 가방을 찾아가라는 연락이 왔다.그녀는 남자들이 자신의 가방을 알아서 옮겨주리라 기대하며 빈 손으로 공항을 빠져 나왔고 남자들은 그러한 그녀의 의중을 헤아릴 수 없어 자기 짐만 챙겼음이 증명되었다.그러나 그녀는 단 한마디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그녀는 별다른 사회생활 경력 없이 성공한 남편 덕에 사회봉사단체 등 여러 모임에 가입해 임원 등을 맡아왔다고 한다.그러나그녀의 이러한 행동은 열심히 노력하는 다른 여성들마저 “역시 여자는 별 수 없어” 혹은 “아줌마 하는 짓이 다 그렇지 뭐”라는 평가를 받도록 할 것임이 염려된다.게다가 반듯한 여성들이 이러한 부류의 여성들이 모임을 주도하기 시작하면 더러워서 피한다며 탈퇴해 버리는 경우를 종종 보았다.
그러다 보니 정부에서 여성의 사회활동을 지원하는 기금 등여러 가지 혜택이 엉뚱한 곳에 돌아갔다며 억울해하는 경우도 보게 되었다.
따라서 비상식적인 특정 여성의 행동 때문에 ‘아줌마’라는 하나의 카테고리에 묶여 비난을 받거나 여성에게 주어진정당한 권리를 박탈당하지 않으려면 비상식적인 여성들이 모인 자리를 피하지만 말고 당당하게 맞서야 한다.여성들이 바로 서려면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지 않도록 더러운 싸움도 불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정숙 ㈜시그니아미디어그룹 대표
2001-12-1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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