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욕망과 좌절 그렸어요”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기자
수정 2001-10-10 00:00
입력 2001-10-10 00:00
“서정적이면서도 인생의 철학적 의미를 묻는 작품들을 보여주는 전시회입니다.70,80년대 다시말해 거의 20년 동안 잊고 지냈던 나의 감정,나의 내면 세계를 들여다보고 이를 형상화했습니다.” 한국 현대미술에서 일상적 현실을 생생하고 완벽하게 묘사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극사실주의 운동’을 주도한작가 이석주(49·숙명여대 미대 교수)의 전시회가 성곡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이 미술관 기획초대 ‘21세기 한국미술가’전의 첫 번째 전시회이다.이달 말까지 열린다.

그의 작품들을 둘러보고 이번 전시회에서 꼭 눈여겨봐야 할 것들을 물어봤다.

“시간에 얽매인 생활에서 벗어날 수없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그림 ‘타임’과 도시의 풍경을 보여주는 ‘일상-도시’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타임’은 한마디로 인간과 시계라는 소재를 통해 인간의욕망과 좌절을 표현한 것이다.

2,000호 크기의 대작인 이 작품을 살펴보면 등장인물들의얼굴이 모두 시계로 상징화돼 있고 한 사람을 제외하고는 옷을 벗은 나신(裸身)들이다.

오른쪽은 시간에 쫓기는 젊은이들이 바삐 어디로 가는 듯하고 한 젊은이가 커다란 가면 옆에 앉아 고뇌하는 듯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가운데는 이 시기를 지나 기운차게 행진하는 모습과 허리를 굽혀 눈치를 보는 모습,즉 인간의 이중성이 묘사돼 있다.

왼쪽은 권모술수 등으로 위장한 현대인들이 고뇌하고 회의하는 모습을 보여준다.앉아있는 이는 가면을 쓰고 있고 서있는 이들도 뭔가를 고민하는 듯하다.가운에 있는 한 여인의 뒷머리 모습은 그래도 인류역사는 계속 이어진다는 것을 상징하고 있다.

이석주는 “인간이 만든 시계는 현대생활의 상징물로서 우리 사회가 거부할 수 없는 것,스트레스,억압 등과 관련돼 있다”면서 “시계를 통해 현대인들이 피할 수 없이 겪어야만하는 것들을 나타내고 싶었다”고 말했다.

‘일상-도시’는 도시적인 삶을 컨테이너와 의자,시계,빌딩,글라이더 등을 재료로 삼아 표현했다.

이석주는 70년대 ‘벽’을 통해 암담하고 답답한 현실을 묘사했고 이어 ‘도시 풍경’‘인물 군상’ 시리즈로 무표정하고 차가운 도시인을 그려냈다. 수백호에서 2,000호 크기까지의 대작 위주 20여점이 전시장 1,2층에서 새로 선보이고 있고 3층에는 78년부터 84년까지의 작품 10여점이 걸려있다.(02)737-7650.

유상덕기자 youni@
2001-10-10 14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