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비안나이트’에 나오는 이야기 한 대목이다.솔로몬에게 죄를 지은 마신(魔神)이 구리 항아리에 갇혀 바다에던져졌다.누가 바다 속에서 건져주어야만 세상에 다시 나올 수 있다.마신은 “나를 구해주는 사람은 평생 부자로만들어 주겠다”고 생각하며 100년을 기다렸다.그러나 구해주는 사람이 없었다.마신은 “나를 구해주는 사람에게는세상의 숨은 보물창고를 모두 알려줘야지”하면서 또 100년을 기다렸으나 구해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래도 희망을버리지 않은 마신은 “나를 구해주는 사람은 세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결심했다.그런데도 수백년이 지나도록구해주는 사람이 없자 지치고 화가 난 마신은 이렇게 맹세한다.“이제부터 나를 구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놈을 죽이겠다” 기대하고 기다리다 지치고 실망하면 호의가 적의로 바뀔수 있다는 얘기다.최근 정가의 움직임을 보면 10년 전이나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인물도 그렇고, 행태도별반 다름없다.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가지고 하염없이 기다려 왔다.기다림에 지치면 고마움이 증오로바뀔 수도 있다.
김경홍 논설위원
2001-09-03 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