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석헌선생 ‘그 사람을‘ 육필시 초고 발견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기자
수정 2001-06-06 00:00
입력 2001-06-06 00:00
만리길 나서는 날 처자를 내맡기며 맘 놓고 갈만한 사람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 다 나를 버려 마음이 외로울 때에도 ‘저 맘이야’하고 믿어지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탔던 배 꺼지는 시간 救命袋 서로 사양하며 ‘너만은 제발 살아다오’할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不義의 死刑場에서 ‘다 죽여도 너희 세상 빛을 위해 저만은 살려두거라’일러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잊지 못할 이 세상을 놓고 떠나려 할 때 ‘저 하나 있으니’하며 빙긋이 웃고 눈을 감을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온 세상의 찬성보다도 ‘아니’하고 가만히 머리 흔들 그 한 얼굴 생각에 알뜰한 유혹을 물리치게 되는 그 사람을 그대는 가졌는가 ## 그 사람을 가졌는가 탄생 100주년을 맞고 문화부의 4월 ‘문화인물’로 선정된함석헌선생의 명시 ‘그 사람을 가졌는가’의 초고가 발굴되었다.작고한 조지훈의 육필시집이 최근 출간되는 등 저명인사들의 ‘육필’이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함석헌의 육필시 초고 발굴은 이 분야의 큰 수확으로 평가된다.

함석헌기념사업회(이사장 이문영)는 최근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 함석헌시비를 세우기로 종로구청과 협의를 마치고여기에 새기게 될 시를 찾던중 유품 속에서 ‘그 사람을…’의 초고를 발굴했다.

이 시는 함석헌이 1947년 7월20일 쓴 것으로 명기되었다.

같은해 3월17일 월남하였기 때문에 월남직후 서울에서 집필한 것이다.A4용지 두장에 종서로 쓴 시는 총8연으로 구성됐는데 필자가 4연과 마지막 연을 삭제한 상태로 남아있다.‘그 사람을…’은 그동안 대학가를 중심으로 꾸준히 전파되면서 식자들 사이에 꽤 널리 알려졌다.

일반적으로 역사학자·민권운동가·사상가등으로 평가받는함석헌은 서정적인 시인이기도 했다. 1953년에 출간한 시집‘수평선너머’에는 ‘그 사람을…’등 112편을 수록하여‘시인 함석헌’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그 사람을…’은 퇴고를 거듭하여 시집에 실리고 식자들사이에 애송되고 있다.

함석헌 선생은 1901년 평북 용천에서 태어나 민권운동가 겸문필가로 활동하다 1989년 88세를 일기로 영면했다.

김삼웅주필 kimsu@
2001-06-06 13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