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려되는 美 강성 대북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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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1-05-29 00:00
입력 2001-05-29 00:00
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이 예상대로 ‘북·미대화는 재개하되 철저한 검증없이는 북·미관계에 진전이 있을 수 없다’는 강경한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하와이 호놀룰루에서 27일 끝난 한·미·일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에서 3국은 남북문제 해결에 있어서한국의 주도적 역할에 대해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고,미국은이르면 6월 중순 핵과 미사일 검증을 전제로 북한과 대화를재개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과의 첫 대화는 조건없이 하지만 각론으로의 발전여부는 북한의 태도에달렸다”며 “클린턴 전 행정부가 끝난 곳에서부터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경기조를 고수했다.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보면 북한과 일단 대화를 하겠다는 것 말고는 강경일변도로 보여진다.한국의 대북 포용정책을 지지하고 남북문제 해결에 있어서 우리 정부의 의견을존중한다고는 하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조치는 지금 단계에서 찾아보기 힘들다.클린턴 전 행정부에서의 북·미관계 진전은 사실상 백지화됐고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시점인‘원점’으로 되돌아 가는 상황이 됐다.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유화적인 제스처도 없다.제네바합의 이후 북한과 미국이 어렵게 진전시켜 온 북·미관계가 원점으로 되돌아 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제네바합의에 따라 북한의핵개발 포기 대가로 한·미·일 3국이 경수로를 제공하기위해 현재 공사가 진행중이다.제네바합의에 따르면 북한 핵검증문제는 경수로의 핵심부품이 공급되는 시점에서 해결하기로 되어 있다.미사일 문제는 이미 북한이 2003년까지 시험발사를 유예하겠다고 밝혔다.남북간 화해와 협력 분위기가 조성되어 가고 있는데도 미국이 ‘선(先)검증 후(後)관계진전’이라는 강경정책만으로 북·미대화를 이끌어 가려는 점이 우리로서는 부담이 되고 걱정스럽다.북한도 ‘대화를 구걸하지 않을 것’이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한국과 미국은 북·미대화에 앞서 6월초 워싱턴에서 외무장관회담을 열어 대북정책을 최종 조율한다.정부는 미국의대북정책 확정에 앞서 우리 정부의 생각을 반영시키는 데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이와 함께 미국은 포용으로,북한은 인내로 대화에 임하기를 기대한다.
2001-05-2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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