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컴퓨터 활용 청소년 고민 상담 ‘큰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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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12-25 00:00
입력 2000-12-25 00:00
누군가에게 말하고는 싶지만 남들이 알면 어떨까 불안하고 초조해져혼자 해결하려다 지쳐버리는 문제들도 요즈음 컴퓨터 홈페이지를 이용하면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다.
우리 학교에서는 홈페이지 이메일을 전 교사가 열어 놓고 상담에 임한다.그 결과 상대를 마주 보고 쉽게 털어 놓지 못하는 고민을,상대하고픈 교사들에게 상담해 온다.예전에 상담실을 찾거나 교사에게 직접 상담하는 수에 비하면 10배이상 늘어난 숫자이다.
문제는 이메일로 상담해온 부분을 어떻게 해결하느냐이다.눈과 눈을마주하며 마음과 마음을 열었을 때 진정한 상담이 이루어지는 것은분명하기 때문이다.그런데 수치심을 무릅쓰고 어렵게 메일을 통해 상담하려는 사람을 직접 얼굴을 맞대도록 이끌어 내는 것은 그리 쉬운일이 아니다.그렇더라도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또한 상담자의 책임이자 의무라고 생각된다.
나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효과를 보았다.비슷한 고민에,그보다 휠씬 심각한 사례를 예로 들면서 네 고민은 별것 아니니 용기를 갖고상담자와 만나면 해결할 수 있다는 답신을 띄운다.그러면 90%이상이만나기를 원했고 만난 다음에는 문제해결이 쉬워졌다.
자괴감에 빠진 사람에게는 용기를 주는 것만이 특효약이다.문제아라고 말하는 학생도 어떠한 부분에서는 최고가 될 수 있는 소질과 장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네가 고민하는 문제는 전체 역사에서는 말할 것도 없이 작지만,너만의 역사에서도 너무 미미하다는 것,어차피 신의 선택에 의하여 이시대 속에 서있다면 피동체로 끌려가는 삶으로 끝날 것이냐,자신을잃지 않는 역동적 삶을 선택할 것이냐를 스스로 고민해야 한다.네가가진 역량은 이 시대의 역사에 기록될만큼 충분한 가치가 있다.”이같이 역사적 실존으로 의미를 부여함으로써 ‘나도 이 세상에서 필요한 사람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찾아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오늘도 또 다른 메일을 받아 보면서 만남을 권유하는 것이 상담자로서 내 과제이다.컴퓨터 홈페이지를 이용한 상담은 자랑스럽다.
최 복 점 경기 고양시 오마중 교사
2000-12-2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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