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들이 지핀 향학 모닥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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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12-19 00:00
입력 2000-12-19 00:00
도봉구 장애인연합회(회장 車吉煥·47)는 생활이 어려워 과외를 받지 못하는 지역 중·고생들을 위해 연합회 사무실에 무료강좌를 개설,운영하고 있다.
지난 10월말 개설 이후 처음엔 단 1명을 상대로 수학과 영어를 강의했으나 한달여가 지난 지금은 이들의 성실한 강의가 입소문으로 퍼져수강생이 30명에 이른다.
강의는 왼손 다섯손가락이 없는 선천성 기형장애인 이윤재(53)씨와한국신학대의 장홍(56) 교수가 맡고 있다.
이씨는 최근까지 과학고에서 교사로 활동했으며 장교수는 27살때부터 중랑교 다리밑에서 야학을 했을 만큼 ‘나눔’의식이 투철하다.
이들이 장애인들에게 강의를 하기로 한 것은 ‘불우에는 버팀목이되고 소외에는 벗이 된다’는 평소의 신념에 따른 것.여기에 도봉구로부터 지원받은 5,000만원으로 구입한 협회사무실을 보람있게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다가 도달한 결론이 청소년 교육이었다.
사무실은 낮에는 장애인들의 공동작업장,밤에는 교실로 쓰이고 있는데 최근에는인근 학생들이 대거 모여들어 시쳇말로 ‘장바닥’같은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그래서 요즘 장애인들의 생계도 돕고 학생들이 좀 더 나은 조건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공동작업장이 따로 있는좀 더 넓은 공간을 찾고 있다.
차 회장은 “어려운 청소년들이 바르고 곧게 자라도록 하는 것은 모든 어른들의 의무”라며 “강의의 내실을 다져 더많은 청소년들이 이용하도록 하겠다”고 야무진 결의를 내보였다.
심재억기자 jeshim@
2000-12-19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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