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공기업 모럴해저드 어디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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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12-12 00:00
입력 2000-12-12 00:00
공기업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가 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끝간데가 없어 보인다.

한국전력 민영화를 둘러싸고 한동안 이면합의설이 퍼져 공기업 모럴해저드가 도마위에 오르더니 엊그제는 공기업 직원들이 거액을 횡령해 도주한 사건이 일어났다.

두 사건은 사안이 다르지만 ‘민간기업에서는 도저히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한전노조의 총파업 선언으로 한동안국민들이 정전대란의 우려에 떨어야 했다.결과적으로 기우(杞憂)로끝나고 말았지만….이 과정에서 국민들은 철저히 ‘농락’당했다.

“한전을 분할매각할 경우 국부가 유출되고 전기료가 인상된다”는노조의 주장에 국민들은 솔깃할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결과는 국민들을 파업논리에 철저히 끌어들인 ‘해프닝’으로 끝났다.한전노조는파업을 철회하는 반대급부로 임금협상에서 유리한 것들을 얻어낸 것으로 전해진다.국부유출과 전기료 인상논리는 슬그머니 자취를 감췄다.

가스기공과 대한석탄공사 경리직원이 주식투자로 인한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62억원과 14억원을 횡령한일은 공기업 모럴해저드의 또다른 측면을 보여주는 사건이다.“어떻게 그 많은 돈을…” 국민들은아연해하지 않을 수 없다. 석탄공사는 석탄산업 사양화로 경영부실이누적돼 퇴출 0순위로 거론돼온 공기업이다. 이 공기업에서 한 직원이거금을 갖고 도주한 일은 방만한 경영의 극치를 보는 듯하다.



경기침체로 기업은 물론,국민 전체가 요즘 한기(寒氣)를 뼈저리게느낀다.기업들은 전에 없이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기업퇴출까지 겹쳐 실업인구도 날로 증가추세다. 그러나 최근 공기업들에게서 벌어지는 모습들은 민간에서 느끼는 이러한 ‘한파’와는 거리가 있다.공기업 개혁에 우선 순위를 두어야 하는 까닭을 굳이 다른 곳에서 찾아야할 이유가 뭔가? 공기업 구조조정이 노사간 합의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건 한전에 앞서 여러 공기업에서도 증명됐다.좋은 게 좋다는 식의 구조조정은 곤란하다.정부는 이제라도 공기업 개혁에 흔들림없는 대원칙을 세워 추상같은 단호함을 보여야 할 때다.

전광삼 디지털팀 기자
2000-12-12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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