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들레헴의 ‘잃어버린 성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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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12-01 00:00
입력 2000-12-01 00:00
아기 예수 탄생지 베들레헴의 올 크리스마스는 우울하고 삭막한 ‘축제’가 될 모양이다.아기 예수 탄생 2000년째를 맞아 지구상에서가장 성스럽고 흥겨워야 할 축제가 300여명의 사망자를 내며 석달째로 접어들고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유혈충돌의 어두운 기운에압도됐기 때문이다.

95년 이래 베들레헴을 관할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지도자들은 지난달29일 전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았던 ‘크리스마스 2000’ 축제계획을취소했다.올 특수를 겨냥,지난해 총 1억8,000만달러를 들여 각종 관광시설과 도로 등을 새롭게 단장했으나 모든 것이 무위로 돌아가게됐다.

‘축제’는 커녕,구유광장 앞의 크리스마스 트리에 무력충돌중 살해된 팔레스타인인들의 사진을 걸어두자는 주장들이 강하게 제기되고있는 실정이다.

예년 이맘때면 베들레헴 중심가 예수탄생교회와 구유광장은 순례객들로 북적였다.그러나 크리스마스가 목전에 다가왔지만 요즘은 삭막함 그 자체다.화려한 길거리 조명도,각종 수공예품 시장도,예수 탄생을 축하하는 성가단의 모습도 보이지 않는다.지난해부터 설치된 상태로 있는 거리의 점멸등도 켜지 않을 예정이며 수십건의 콘서트도 모두 취소했다.

다른 팔레스타인 마을들처럼 이스라엘군에 의해 봉쇄된 베들레헴 주민들은 도시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며 관광객들도 그 안으로 들어갈수 없다.관광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던 이지역 경제가 엉망인 된것은 물론이다.



지난 수년간 구유광장에서 열린 기독교인들의 성탄예배·미사에 회교도인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자치정부 수반이 참석,전세계인들을 향해 보여준 종교간 화해의 상징적 모습을 올해엔 보기 힘들게 됐다.

김수정기자 crystal@
2000-12-0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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