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통령 선거/ 美민주주의 자존심 ‘상처 투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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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11-11 00:00
입력 2000-11-11 00:00
[탤러해시(미 플로리다주) 최철호특파원] 절차를 중시하고 긍지를가져왔던 미국의 민주주의가 치명적인 상처를 받았다.

치열한 경합 끝에 벌어진 미국의 2000년 대선전은 선거 과정에서의헐뜯기는 물론 미국 민주주의의 초석이라는 투표과정에서 불그러진논란으로 대선 과정 자체가 세계의 조롱거리로 변해버렸다.

게다가 국내에서는 양당제 정치의 허점인 양자대립 상황을 여실히드러내면서 마침내 여론마저 두 개로 쪼개버리는 병폐를 낳고 있는것이다.

애초 지난 11월7일 투표일이 다가오면서 국내여론이 민주 대 공화로 양분되는 현상을 목격했던 미국내 지식인들은 이제 플로리다주 투·개표 상황에서 드러난 갖가지 문제점이 미국의 민주주의를 위협하고있다고 우려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플로리다주 팜비치 카운티에서 발생한 투표용 전자기표기 시비 사건은 고의성의 여부를 떠나 주민들이 재투표를 요구하는 대선 사상 초유의 사태로 전개되면서 헌정중단의 우려마저 안고 있다.

플로리다주는 선거인단 25석의 향배가 이번 대선을 결정짖는 핵심변수가되면서 마침내 시비가 법정으로까지 갈 우려가 크다.

만일 플로리다주 법정이 선거관련 소송을 받아들여 재판을 벌일 경우 미국의 행정부 운명이 사법부의 손에 맡겨지는 또하나의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럴 경우 행정부의 수반이 누가 될 것인지 사법부의 결정에 의해좌우되는 것으로 3권 분립의 기초마저 흔들리는 상황이 되는 것이다.

법률전문가들의 유권해석에 따르면 행정재판을 관할하는 판사는 선거의 무효에서 재투표 등을 명령할 수 있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만일 법원의 판결 과정에서 불만이 터져나올 경우 이마저도 무시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어,이 경우 사법부마저 부정되는 것으로 미국의 민주주의는 그야말로 멈춰서는 상황이 된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는 미 정치계의 지도자들이나 국민여론은 아직까지 자신들이 추구하는 목표나 자신들이 원하는 인물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생각만을 고집하고 있어 사태의 심각성이 더욱 커 보인다.주지하다시피 미국의 여론은 이번 선거에서 철저히 양분됐다.

개표 결과 발표가 17일까지로 유예되면서 얻은 앞으로 약 1주일간의 시간은 어쩌면 200여년의 미국 민주주의 운명을 좌우하는 가장 귀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2000-11-11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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