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눈] 국방부 홀대받은 광복군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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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9-16 00:00
입력 2000-09-16 00:00
임시정부가 1940년 9월17일 충칭(重慶)에서 창설한 한국광복군은 의병·독립군의 정신을 계승한 군대로 조국이 해방되는 순간까지 항일활동을 했다.해방후 미군정은 지금의 국방부장관격인 통위부장에 광복군 출신을 임명하기 위해 상하이에 특사를 파견하기도 했는데 이는 미 군정이 건군을 준비하면서 정신만큼은 광복군에 두고자 했음을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 국군은 임정의 광복군이 아닌,미군정 시대의 국방경비대를 ‘뿌리’로 인식하고 있다.육군사관학교 역시 연원을 미군정이 설립한 군사영어학교에 두고 있는데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있다.이는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하고 있는 헌법정신에 비춰볼 때우리 국군의 올바른 ‘뿌리찾기’라고 할 수 없다.
‘국군의 날’이 10월 1일인 것도 지적할만하다.알려진대로 10월 1일은 한국전쟁 당시 우리 국군과 연합군이 38선을 돌파한 날이다.엄밀히 따지면 이 날은 ‘9·28 서울수복일’과 함께 ‘10·1 38선 돌파일’ 정도로 부르는 것이 적절하다.지금의 국군의 날은 냉전시대의 유산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이 날 기념식에 이어 열린 학술행사에서 김삼웅 대한매일 주필은 “임시정부의 국군인 광복군이 창군된 9월17일을 국군의 날로 고쳐 통일시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국대 한시준 교수도 “국군의 날 재조정은 우리 군의 정통성을 되찾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광복군 창군 60주년 기념행사는 군의 입장에서 보면 큰 잔치라고 할 수있다.그러나 이날 행사에 참석한 국방부의 최고위자는 이종규 차관보였다.장관이나 차관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행사를 준비한 광복군동지회 김우전 회장은 “국방부장관실에 수차례 전화를 걸어 장관의참석과 축사를 부탁했지만 끝내 거절당했다”며 서운함을 감추지 않았다.우리 군의 역사적 정통성 문제를 다시한번 되묻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라 하겠다.
정 운 현 특집기획팀 차장 jwh59@
2000-09-16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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