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현대, 더이상 꼼수 안돼
수정 2000-08-08 00:00
입력 2000-08-08 00:00
하지만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정몽헌(鄭夢憲)회장의 태도는 납득하기 어렵다.온 나라가 현대사태로 들끓는 데도 한달째 일본에서 꼼짝 않던 그가 사태 해결의 중대 고비에서 그룹 생사를 제쳐둔 채 소떼를 몰고 북한에간다니 말이되는 소리인가.지금이 한가롭게 ‘소떼 방북’이나 추진할 때인지 묻고 싶다.
우리는 그동안 현대의 도덕적 해이(모랄 해저드)와 오만방자함을 보면서 현대가 과연 구조조정을 진실로 실천할 의지를 지니고 있는 것인지 의구심을떨쳐버릴 수 없다.더구나 뒤늦게 “정부의 진의를 모르겠다”며 너스레를 떠는 현대측의 모습에선 현대투신사태,현대 유동성위기 등 일련의 사태에서 보여준 ‘노회함’을 다시 접하는 것같아 기가 막힌다.
거듭 강조하지만 현대는 이제 정부나 채권단과 힘 겨루기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현대사태는 더 이상 현대만의 문제가 아니다.우리 정부와현대에 대한 외국인의 시각이 예전같지 않은 데다 경색된 금융시장도 한계상황을 맞고 있다.현대는 시간을 끌며 어물쩍 위기를 넘기려 들거나 계속 안하무인격 버티기로 나올 경우 시장에서 배척당한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현대건설이 법정관리나 워크아웃이라는 최악의 국면을 맞게 되는 것을 결코 원하지 않는다.그것은 당장 국가 경제나 현대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이다.현대는 소탐대실(小貪大失)의 우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나라 경제와 함께 살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이번 기회에 ‘실천적 대안’을내놓아야 할 것이다.
정부와 채권단도 그동안의 일관성 없는 정책이 현대의 잘못된 ‘내성(耐性)’만 키워주었다는 비판을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새 경제팀은 국민들이 현대사태에 신물을 내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빈틈 없는 정책 조율로 현대사태를 조기에 매듭지을 것을 촉구한다.
2000-08-08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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