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금융개혁에 경제死活 걸렸다
수정 2000-07-07 00:00
입력 2000-07-07 00:00
노조측은 일단 요구사항을 압축한 것으로 보인다.즉,▲관치금융 청산을 위한 특별법 제정 ▲금융지주회사법 제정 유보와 ▲은행의 민영화·해외 매각때 국회 사전동의 등을 노조측은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관치금융 청산 등은 금융기관 경영정상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제이지만 구체적인 사안에정부가 어떻게 반응할지는 두고 볼 일이다.
무엇보다 정부와 노조는 금융구조개혁 촉진방안을 이끌어내야 한다.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국회 시정연설에서 강조했다시피 금융구조개혁은 우리 경제를 위해 다른 부문 개혁과 마찬가지로 반드시 필요하다.은행들이 부실에서허우적거리고 돈을 벌지 못하는 상태를 그대로 두다가는 개별 은행이 망하는것은 물론 나라 경제도 망가질 우려가 있다.
사실 금융구조개혁의 필요성 인식에서 정부와 노조간의 괴리는 그동안 알려진 것과 달리 그리 크지는 않다.노조측은 지난 5일 기자회견을 통해 ‘금융기관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고 못박고 ‘정부 개입 없이 은행자율에 맡겨줄 것’을 요구했다.
정부 역시 그동안 2차 구조조정은 ‘시장에서’ 그리고 각 은행들이 ‘자율적으로’ 추진토록 한다는 뜻을 거듭 밝혀왔다.금융기관간의 인위적인 통폐합이나 강제 구조조정이 가져올 부작용은 정부 당국자들도 잘 인식하고 있다.금융지주회사 제도와 채권시가평가제 등의 구체적인 개혁 프로그램과 관련해서는 이헌재(李憲宰) 재정경제부장관이 “노조의 타협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혀 노조측과 이견을 보이는 대목이다.
우리는 정부와 금융노조가 빠른 구조개혁이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정보화혁명,갈수록 치열해지는 금융기관간의 경쟁과 엷어지는 수익기반 속에 은행들이 구조조정을 피할 수 없게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한 발 앞서 이런 급격한 여건에 휘말려든 증권사를 보자.사이버 주식거래가 총 약정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수수료 인하경쟁을 벌이며 대규모로 인력 조정이 일어나고 있다.은행 역시 이런 외적 변화를 노조원들이 힘으로 막기는 어렵다.이미 텔레뱅킹과 사이버 대출이 늘고 부실과 파업이 우려되는 금융기관에서 돈이 ‘안전한’ 은행으로 이동하고 있다.
금융노조는 따라서 구조개혁을 늦추기보다는 촉진하는 길을 찾고 여기서 초래될 노조원들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구체적인 방안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7일 협상에서 정부와 금융노조는 금융구조개혁을 촉진시키는 실질적인 대화를벌여야 할 것이다.
2000-07-0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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