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의 ‘청개구리 행정’
기자
수정 2000-06-06 00:00
입력 2000-06-06 00:00
전날까지도 ‘틀림없다’던 전통 민속공연이 예고도 없이 취소된 것이다.날씨 영향을 받는 옥외 공연이긴 했지만 전날 낮 덕수궁앞 관광안내소에서 “틀림없이 예정대로 공연한다”는 안내까지 받았던 터라 실망감은 더했다.
게다가 당일 놀이마당에서 공연 취소 사실을 알려주는 안내 조치가 없어 동행했던 일본인 친지들에게 정확한 사정도 설명하지 못했다.
우왕좌왕하던중 당초 공연 시작 시간이 20여분쯤 지난 뒤 놀이마당 입구 반대편에 있는 한 게시판에 눈길이 닿았다.혹시 하는 마음에 다가가 보니 게시판에는 A4용지에 깨알같은 글씨로 ‘비가 온다는 일기 예보에 따라 공연을 취소한다’는 안내문이 적혀 있었다.
“왜 공연을 시작하지 않느냐”고 묻는 일본인 친지들에게 사정을 설명하자 실망하는 표정이 역력했다.빠듯한 일정을 쪼개 시간을 내기도 했지만 자신들 외에도 많은 내·외국인 관광객들이 황당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진작좀 알려주지…”하는 마음이 들었기 때문인 듯했다.
이날 서울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다.오히려 쾌청했다.전날 기상청의 일기예보가 ‘흐린 뒤 개일 것’이었다는 것도 뒤에 확인됐다.
송파구는 “공연팀이 전국 각 지에서 올라오기 때문에 경비 등을 감안,사전에 일기예보를 참고해 공연 여부를 결정한다”면서 “앞으로는 관람객들의불편이 없도록 충분히 공연 정보를 알리겠다”고 해명했지만 김씨의 마음은여전히 무거웠다.손쉬운 안내문 게시조차 소홀히 하는 구 공무원들의 약속을 믿어야 할지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심재억기자 jeshim@
2000-06-06 2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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