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 고급두뇌 줄줄이 짐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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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3-03 00:00
입력 2000-03-03 00:00
2일 KDI에 따르면 올들어 책임연구원 이상 고급 인력 4명이 떠난 데 이어부원장을 지낸 엄봉성(嚴峰成·48) 선임연구원이 최근 사표를 냈다.엄씨는자본금 30억원으로 인터넷 종합정보서비스 회사인 아이낸스닷컴(www.inance.
com)을 설립할 계획이다.
엄씨는 서울대 상대를 졸업한 후 미국 코넬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지난 82년부터 KDI 선임연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부원장,경제기획원장관 및 재무부장관 자문관,금융산업발전심의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전체 책임연구원 이상 40명 가운데 두달 만에 12.5%인 5명이 그만둔 것이고,또다른 연구원이 사직할 것으로 전해졌다.예년의 연구원 이직자는 5∼7명선이었다.
올들어 KDI를 떠난 연구원은 구본천(具本天·매켄지),이동걸(李東傑·금융연구원),유승민(劉承旻·여의도연구소),한준호(韓駿浩·연세대)씨 등이다.
박정현기자 jhpark@.
*연구원들 왜 떠나나.
“이대로는 안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을 잇따라 떠나는 동료연구원을 바라보면서 한 연구원이 던진 말이다.연구원들도 크게 술렁이고 있다.연구원들은 ‘KDI의 위기’라는 표현은 거부하면서도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놓는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국책연구기관인 KDI에 이직현상이 빚어지는 것은 안팎의 상황 변화 탓이다.과거에도 민간기업의 경기가 좋아지면 연구원들이 민간기업과 KDI를 드나드는 ‘환류(還流)’현상은 자연스럽게 늘어났다.여기에 벤처열풍도 한몫을 했다.
하지만 KDI의 관계자들은 ‘열악한 근무 환경’이 가장 큰 이유라고 지적한다.한 연구원은 “최근 1∼2년 사이에 근무여건은 말할 수 없이 나빠졌다”고 말했다.
KDI의 예산은 IMF 외환위기 이후 30% 삭감돼 올해의 경우 120억원 수준이다.연구원들은 외부 용역을 받아 연구활동을 해야 성과급을 받는다.4,000만∼5,000만원의 연봉에서 성과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40%정도.
업무는 엄청나게 늘었지만 연구원들은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끼고 있다.대학이나 민간기업에 비해 월급도 훨씬 적은데다 퇴직금 누진제마저 없어졌기 때문이다.KDI는 연구원들의 업무를 줄여주려고 올해부터는 아시아개발은행(ADB) 등 용역비가 많은 기관의 프로젝트에 응찰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박정현기자
2000-03-03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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