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굄돌] 개미와 베짱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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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2000-01-13 00:00
입력 2000-01-13 00:00
베짱이는 바로 그 시대의 예술가이며 개미는 그 시대의 기업(인)으로 규정지어 볼 수 있다.그렇다면 한 여름의 베짱이 노래소리는 무덥고 기나긴 여름 뙤약볕에 개미가 일을 열심히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을 것이다.과연 베짱이의 노래가 없었다면 개미는 긴긴 겨울을 날만큼 많은 곡식을 수확할 수 있었을까? 추운 겨울날 개미가 배고픈 베짱이를 반갑게 맞이하여 양식을 나누어 주는 것은 개미의 근로시간을 즐겁게 해준 베짱이에 대한 고마움의 댓가였을 것이다.오늘날 우리시대의 베짱이는(예술가)는 과연 개미(기업)에게 어떤 형태로 구걸을 하고 있는가? 21세기는 문화의시대라고들 한다.문화시대의 베짱이들이여! 구걸이 아닌당당한 노력의 댓가를 청구하면 어떨가? 공짜가 없는 이 세상에 구걸은 있을 수 없고,더우기 반복되는 구걸성 거래는 어렵다.당당한 댓가를 원한다면,우리 베짱이들은 우리의 고객인 개미들에게 매번 같은 노래만 들려주어서는 곤란하다.항상 새로운 레파토리를 개발해야 할 것이며 21세기형 예술적가치와진실이 담긴 노래를 불러야 고객(개미)감동이 이어질 것이다.
그래야만 개미들도 반복되는 여름 뙤약볕 아래서도 즐겁게 일해 수확도 증대될 것이다.21세기의 개미와 베짱이는 서로 대등한 비지니스 차원의 관계로 새로 정립되지 않으면 안된다.베짱이는 개미의 취향에 맞은 노래를 선정해야하며 개미는 베짱이의 역활을 인정하여 정당한 댓가를 기쁘게 지불해야 한다.
필자는 영원한 베짱이로 남을 것이다.21세기는 더욱 더 베짱이의 역활이 부각되는 시대에 우리 모두 살 것이다.더 많은 개미들에게 보다 더 시원한 노래를 준비하는 영원한 베짱이가 되고 싶다.
[하성호 서울팝스 지휘자]
2000-01-13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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