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사범등 사면추진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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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11-11 00:00
입력 1999-11-11 00:00
여권이 IMF 경제사범에 대해 대대적인 사면을 추진하는 것은 새천년을 맞아 ‘지난 시대의 갈등 요인’들을 청산하겠다는 뜻으로 이해된다.국가적인 외환위기로 불가피하게 양산된 경제사범들에게 재기의 기회를 부여하려는 의미도 담겨 있다.이런 맥락에서 도로교통법 및 향군법 위반 등 각종 행정사범도사면대상에 포함시키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렇게 되면 수혜자는 5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경제사범에 대한 대사면은 IMF체제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다는 자신감에서비롯된다.경제사범 개개인의 잘못도 있지만 불가항력적으로 ‘전과자’가 된사례가 적지 않으므로 그에 따른 피해의 굴레에서 벗어나도록 해줘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사면의 형식과 관련해서는 특별사면을 우선순위에 올려놓고 있다.특정범죄를 저지른 사람 모두를 대상으로 삼는 일반사면은 규모도 엄청난데다 이른바 ‘파렴치범’들도 포함시켜야 하기 때문에 문제가 많다는 것이다.그러나 도로교통법 및 향군법 위반 사범에 대한 사면은 일반사면으로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회의 한 관계자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구제받을 수 있도록 하자는게 당의 기본 의지”라고 말했다.국민회의는 이를 위해 사면의 기준과 규모등에 대한 기본자료 분석을 정부측에 의뢰하기로 했다.

이날 당8역회의에서는 부정수표단속법 위반사범 등이 사면대상으로 구체적으로 거론됐다.이들 대부분은 은행대출을 받지 못하고 입찰자격을 박탈당하는 등 경제적인 재기의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있다.이런 사범들을 포함해 기업활동과 관련된 신용불량자들은 13만여명 안팎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기에다 230만명에 이르는 은행 적색거래자들도 사면에 준하는 혜택을 받도록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그러나 구체적인 사면대상을 확정하기까지는 어려움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사면 시기를 크리스마스로 잡을 때 준비기간은 한달 보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주무부처인 법무부 관계자들은 벌써부터 연내 대규모 사면에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이런 이유로 IMF체제 이전 경제사범까지로 대상을 확대하는 데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게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지운기자 jj@ * 부도사범 불이익 실태 국민회의가 경미한 경제사범에 사면을 추진하는 것은 무엇보다 어음·수표부도가 경제활동의 전면 박탈로 이어지는 무거운 처벌을 완화시켜주기 위한것이다.

현행 제도에서는 어음이나 수표를 부도내면 부도 금액에 상관없이 바로 적색거래처로 분류돼 일체의 당좌거래가 중지된다.회사재산이나 사재 등에 대해 가압류나 가처분 금지 조치도 뒤따른다.사실상 ‘경제적 송장’이 되는셈이다.일시적인 단기자금 부족으로 흑자도산을 낸 경우에도 재기의 기회가모두 박탈당하는 문제점이 있어왔다.더욱이 어음이 아닌 수표를 부도냈을 경우 부정수표단속법 위반으로 형사고발된다.

적색거래처는 230만명 안팎으로 2년간 30% 정도 증가,환란으로 경제 ‘범법자’가 양산된 셈이다.

국민회의 발표대로 부도사범에 대한 사면이 이뤄지더라도 적색거래처 등록이 당장 해제되는 것은 아니다.은행·보험·카드사 등 각 금융권별로 시행되는 ‘신용정보 교환 및 관리규약’에 따르면 부도낸 어음을 회수해새 어음으로 교환해 주거나,아니면 원리금을 다 갚은 경우 적색거래처에서 풀려나게 된다.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은행 등의 규약을 고쳐 해제해줄 수도 있겠지만 재정경제부가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등 관련 법률에저촉되지 않는지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경부는 “경미한 경제사범을 구제할 필요성은 절감해왔지만 국민회의와구체적인 협의를 한 적은 없다”며 “사면이 추진되려면 앞으로 법무부와 재경부가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한 당국자는 “사면할 경우 일정액 이하 등으로 범위를 정해 실시하는일괄적인 사면이 불가피하다”고 말해 ‘환란 이후 경제사범만 구제한다’는 국민회의 입장과 다른 의견을 밝혔다.

이상일·박은호기자 bruce@
1999-11-11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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