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원전 사고방지 근본대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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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10-07 00:00
입력 1999-10-07 00:00
원자력 시설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와 불안감이 높은 것은 핵반응로 폭발이나 방사능 누출사고의 가공할 파괴력과 후유증 때문이다.원자력발전소와 같은 대규모 핵시설의 사고는 피해지역이 광범위하고 몇세기에 걸쳐 후손에게까지 피해가 이어지기 때문에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그러기에 원전의 안전운행은 아무리 강조되어도 지나침이 없고 단 한번의 실수로 인한 사고도 용납될 수 없다.

불과 닷새전 일본에서 발생한 최악의 방사능 누출사고로 인해 불안감이 고조되자 한전이 ‘우리 원자력 발전소는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습니다’라는광고를 각 신문에 실었지만 월성 원자력발전소 3호기의 방사능오염 냉각수유출사고로 헛구호가 되고 말았다.더욱이 당국이 해명한 사고원인과 피해규모,발표과정 등이 석연치 못해 국민들의 의혹과 불안감이 더해 가고 있다.

우선 원자로 안에서 정비작업 도중 방사능누출이 일어났다는 것은 원전현장의 심각한 안전불감증을 드러낸 것임을 지적코자 한다.감속재를 순환시키는펌프교환작업 도중 밀봉축이 손상돼 원자로의 열을식혀주는 중수(重水)가새어나온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작업에 앞서 중수누출의 가능성에 대비해서밸브를 잠그고 작업을 해야 하는데도 10여분 동안 45ℓ정도가 누출,작업자들이 호홉기를 통해 방사능에 피폭된 후에야 누출사실을 알았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는다.원전 시설정비 안전대책이 일반 아파트 급배수관 보수보다 더나을 것이 없다는 말인가.

한전은 사고 발생후 24시간이 지나도록 과기부에 보고를 하지않아 사고를축소·은폐하려 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한전측은 원전사고 고장정보 공개지침에 따라 24시간내 인터넷에 공개하도록 돼있어 원칙을 어긴 것은 아니라고 해명하고 있으나 최초로 발생한 방사능 피폭이라는 사고의 중대성을 감안할 때 지연보고에 대한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이와 함께 누출된 냉각수의 외부유츌 여부는 철저하게 추적해야 한다.한전은 작업자들의 방사능 최고 피폭량이 원전 종사자의 연간 피폭 제한치의 10분의 1 수준이고 누출된 냉각수는 모두 수거되었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는 한전측이 자체적으로 측정한 것이어서 추후 안전기술원의 철저한 재검사가 요구된다.

우리나라는 제한된 국토와 자원으로 인해 원자력발전소의 위험 요인에도 불구하고 현재 14기가 가동중이고 앞으로도 계속 늘어날 추세이므로 이번 기회에 철저한 안전대책이 수립돼야 한다.한전은 사소한 사건으로 문제를 덮어두려고 할 것이 아니라 원전운영의 투명성을 높여 국민이 이해하고 공감하는경영을 펴야 한다.지역주민·시민단체와 함께 이번 사고의 원인과 피해규모를 조사해 한점 의혹 없이 국민앞에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999-10-07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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