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언내언] 금강산관광 ‘사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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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07-01 00:00
입력 1999-07-01 00:00
정부합동조사반은 29일 금강산 관광객 민영미(閔泳美)씨 억류사건에 대한조사결과를 발표했다.합동조사반은 이번 억류사건이 “민씨가 무심코 던진발언을 북측이 문제삼아 의도적인 귀순공작으로 몰고 간 사건”이라고 규정했다.민씨는 억류 당시 북측 감시원에게 접근해 먼저 말을 걸었으며 “통일이 돼 우리가 금강산에 오듯이 선생님도 남한에 와서 살았으면 좋겠다.귀순자 전철우와 김용이 TV프로에도 나오고 잘 산다”고 발언한 것이 빌미가 되어 억류됐다고 한다.북측이 민씨의 우발적인 발언을 일방적으로 확대해석해일어난 사건으로 볼 수 있다.

또 민씨는 억류된 상태에서 북측의 회유와 강요를 견디다 못해 자포자기 심정으로 북측 감시원의 귀순을 유도했다는 내용의 사죄문을 북측이 써온 대로베껴 제출한 뒤 석방됐다. 북측의 이번 민씨에 대한 신변억류와 범죄조작은위계에 의한 도발행위라는 점에서 규탄받아 마땅하다.금강산관광사업이 중단된 데 따른 책임도 져야 한다.북측은 이번 억류사건을 통해 남측에 책임전가는 물론 서해교전사태에 대한 보복성 의미를 부각시키려는 저의를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베이징(北京) 남북차관급회담에서의 협상력을 높이려는 술책도 숨어 있다.

북측의 숨은 의도가 무엇이든 금강산관광사업에 물의가 빚어지고 중단사태까지 야기된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다.민씨 억류사건을 계기로 북한은 재발방지를 위한 모든 조치를 마련해야 한다.금강산관광 뱃길이 조속히 재개될수 있도록 책임있는 조치도 취해야 한다.그리고 이번 관광객 억류사건과 사죄문 파문을 계기로 우리 국민들의 선진관광의식과 질서문화의 함양이 절실히 요청된다.이번 억류사건의 경우에서 보는 바와 같이 민씨가 먼저 귀순자문제를 거론해 사건의 발단이 됐다.상대를 자극할 수 있는 불필요한 말을 해서 억류사건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다.그래서 민씨에 대한 비난과 함께관광중단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도 비등하다.

필자가 지난 3월 금강산관광을 할 때 무척 당혹했던 것은 우리 관광객들의무분별한 언행이었다.북한 감시원을 만날 때마다 “밥은 먹었느냐”며 김밥을 꺼내주는동정과 편견을 보면서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거지취급 하지 말라는 감시원들의 냉소를 지울 수가 없다.이러한 무분별한 행동이 결국 이번억류사태까지 초래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이러한 천박한 관광의식이 개선되지 않으면 금강산관광은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금강산관광 사죄문이 주는 교훈의 하나로 ‘선진관광의식의 제고(提高)’를 꼽을 수있을 것 같다.

장청수 논설위원 csj@
1999-07-01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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