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문형무소 역사관은 ‘倭色’

  • 기사 소리로 듣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공유하기
  • 댓글
    0
수정 1999-04-04 00:00
입력 1999-04-04 00:00
항일 애국선열들의 넋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서울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에지난 92년 세운 ‘지하옥사’ 지상건물이 일본식이어서 역사관의 건립 취지가 무색해지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일본 수종인 벚나무와 편백나무도비난의 대상이다.

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안에는 일제 당시 지어진 8개의 옥사(獄舍)가 있다.

‘지하옥사’는 柳寬順열사가 고문을 받다가 순국한 곳으로 ‘유관순 굴’이라고도 불리는 역사적인 장소다.

문제는 지하옥사 위에 세워진 51평(가로·세로 13m) 넓이의 보호각 건물.이중 지붕에다 처마가 일자형으로 일본식 사찰을 빼닮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지적이다.전통적 한국 양식은 ‘곡선형’이라는 것이다.지붕 중앙에는 탑모양의 조형물도 설치돼 있다.

독립유공자 단체의 한 관계자는 “일제 때 지은 건축물도 아니고 92년 새로 지은 건물이 일본식이라는 것은 자주독립의식 고취 및 순국 선열을 기리자는 역사관 본래의 취지에도 어긋난다”고 말했다.

독립유공자 단체들은 보호각을 다시 지을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관계 당국은 건립 당시의 설계자는 물론 설계 관련 자료도 찾지 못한 채 뒷짐만 지고있는 실정이다.

국립문화재 연구소 Y모 연구관은 “설계자가 지하 옥사를 보호하는 보호각의 기능을 나타내기 위해 설계한 추상적인 혼합양식의 건축물로 보인다”면서 “우리 눈에 익숙치 않다고 해서 무조건 왜색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옳지않다”고 말했다.설平鎬 서대문형무소 역사관장은 “서울시 건설안전관리본부가 건립한 이 건물은 건설본부가 해체되고,독립공원 관할권이 서울시에서서대문구로 넘어가면서 설계도면 등 관련자료가 폐기됐다”면서 “역사관이문을 연 지난해부터 지하감옥의 지상건물 설계자를 찾기 위해 문화부와 서울시에 문의했지만 알아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일본수종인 벚나무와 편백나무는 역사관 10사(舍)와 11사 사이에 위치한 원형 연못과 담장 주변에 수십 그루가 있어 관람객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있다.
1999-04-04 21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에디터 추천 인기 기사
많이 본 뉴스
원본 이미지입니다.
손가락을 이용하여 이미지를 확대해 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