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도는 반도체·자동차 빅딜“회장이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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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9-03-02 00:00
입력 1999-03-02 00:00
▒반도체 현대 鄭夢憲 회장과 LG 具本茂 회장은 협상의 일선에 나서기를 주저하는 인상이다.‘멀쩡한 회사를 빼앗기게 됐다’는 내부의 비난에 직면한具회장이나 그룹 대권을 놓고 내부 경쟁 중인 鄭회장이나 잘못 나섰다가는자칫 ‘득보다 실’이 많기 때문이다.
자율가격 협상시한(2월20일)과 주식가치평가위원회를 내세운 합의시한(2월28일)을 차례로 넘겼지만 두 총수는 단 한번도 만나지 않았다.평행선을 달리는 LG와 현대의 시각차가 좁혀질리 없다.
가장 큰 걸림돌은 인수가격의 차.LG는 5조원에서 4조원 이하로 인도가격을낮췄으나 현대는 1조2,000억원에서 한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칼자루를쥔 주식가치평가위원회의 어정쩡한 태도도 문제다.
그러나 금융감독위원회는 1일계약시한이 7일까지 유효한만큼 양측이 즉시만나야 한다고 강조했다.지난 2월11일 빅딜 일정에 합의할 때 그랬듯이 이번에도 금감위가 강도높게 중재할 가능성이 높다.
금감위는 인수가의 차이만 조정하면 되기 때문에 총수들이 만나 담판을 지으면 7일까지 충분히 본계약을 마무리지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선(先)인수,후(後)정산’ 방식을 염두에 둔 듯하다.금감위 관계자는 “한쪽의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할 수는 없다”고 말해 가격조정이 이미 시작됐음을시사했다.
▒자동차 최근 들어 삼성 李健熙회장과 대우 金宇中회장은 일체의 언급을하고 있지 않다.실무선에서의 설전만 요란하다.양 그룹간 접촉은 중단된 상태다.
양측은 현재와 같은 형국에서는 스스로 실타래를 풀 능력이 없다며 정부의중재를 바라는 눈치다.양측 모두 빅딜의 필요성과 원칙에는 공감하고 있으나 양 그룹이 스스로 풀 수 없는 매듭이 있기 때문이다.양측의 총수도 비슷한생각을 갖고있는 것 같다.
하지만 양측 총수가 나서지 못한 근본적인 이유는 대승적 차원의 빅딜에 무게를 두기보다 자사의 ‘잇속챙기기’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우세하다.
국내 산업개편을 위한 빅딜에 무게를 두고 있다면 명분상으로도 양측의 총수가 만나서 담판을 짓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재계는 보고 있다.
물론 삼성과 대우의 입장차는 SM5생산여부를 끼워서 협상을 하다보니 현대와 LG의 견해차보다 더 커졌다.종속변수가 늘어 손익 따지기가 다양해진 것이다.
2월15일 시한은 이미 넘겼다.삼성이 SM5 생산 여부를 대우가 알아서 결정하라는 안을 흘리고 대우가 이를 술수로 치부하면서 감정 싸움으로까지 비화될조짐이다. 총수들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더욱 높아지고 있는것도 이때문이다.
1999-03-02 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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