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6학년인 심양(화곡동)은 긴머리가 좋았다.그날 그날 기분이나 입는 옷에 따라 여러가지 모양으로 변화를 줄수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심양의어머니는 심양이 머리를 풀고 다니는 것을 볼때마다 “귀신같다”며 머리를자르든지 아니면 묶고만 다니라며 야단쳤다.심양은 어머니말을 제대로 따르지 않았다.어느날 어머니는 “도저히 안되겠다”며 미용실로 데려가 짧게 자르게 했다.심양은 싫다고 하면 어머니가 소리를 지를것 같아 말도 못하고 그대로 따라야 했다. 만약 이 경우 심양의 어머니가 “너에게는 긴머리가 예쁘고 잘 어울린다.그런데 머리 감을때 힘들지 않니.아침마다 머리를 빗는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중학생이 되면 머리 기르기가 힘들텐데 어떻게 하면 좋겠니”라고 심양에게의견을 물어보고 머리를 자르도록 유도했더라면 불만은 그리 크지 않았을 것이다.어머니의 질문이 동기가 되긴 했지만 결정은 스스로 내렸을 것이기 때문이다. 심양은 한동안 표현도 제대로 못했다.‘이런 말을 하면’ 또는 ‘내가 이렇게 하면 어머니나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까’하는 두려움이 앞섰기 때문이다. 심양의 경우처럼 부모들은 알게 모르게 아이에게 많은 상처를 입힌다.최근나온 아버지가 쓴 자녀양육지침서인 ‘우리 아이에게 주는 가장 귀한 선물 10가지’(스티븐 배노이 지음,황금가지 펴냄)에는 자녀들이 원만한 인격체로성장할 수 있도록 부모들이 해줄수 있는 정신적 선물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제안한 열가지 선물은 ▒자신의 감정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 ▒자신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자부심▒남을 배려할 줄 하는 자비심▒공부할 줄도 놀 줄도 아는 균형감각▒신나게 웃고 떠들 줄 하는 유머감각▒다른 사람과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대화능력▒작은 일에서도 기쁨을 찾을 수 있는 마음의 여유▒자신에게 당당할 수 있는 정직과 책임감▒아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선택능력▒남과 어울려 살 줄 아는 유대감 이다. 생소한 내용은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이런 선물을 주려면 평소 부모의 역할이 중요하다.아이들 행동에서 흠을 잡지말고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켜 용기를 주어야 한다.긍정적인 사고는 인생을 살아가는데 있어 커다란 힘이다.그리고 우리는 너를 사랑한다는 느낌을 갖도록 말뿐 아니라 따스한 눈길과 몸짓을 보여주어야 한다.잔소리 대신 질문을 통해 아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도록 유도하며 아이가 어떤 말을 하더라도 귀기울여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표현하고 자신감을 가질수 있도록 도와 줘야 한다.물론 모든 일에 부모가 모범을 보여야한다는 것은 기본이다.아이들은 학교에서 제대로 배워도 부모나가까운 어른들이 잘못하는 것을 보면 그대로 따라하기 때문이다. 필자는 “부모노릇 잘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당장은 어렵고 힘들더라도인내를 갖고 매일 아이들과 대화하고 의식적으로 노력한다면 아이들에게 귀한 선물들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姜宣任 sunnyk@
1999-02-02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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