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재정회계의 획기적인 개혁조치로 평가되는 복식부기 도입을 놓고 정부부처간 미묘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2003년까지 중앙정부의 회계방식을 단식부기에서 복식부기로 모두 바꾸기로 한 재정경제부와 기획예산위는 복식부기 도입에 적극적이다.이에 비해 중앙 및 지방정부의 회계감사를 맡고 있는 감사원과 지방정부의 복식부기 도입을 추진해야 할 행정자치부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17일 “복식부기는 빠른 시일 내에 정착돼야 하며 국민의 정부에서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말했다.또다른 관계자는 “복식부기 도입은 전반적인 재정개혁 과제의 하나”라며 “그러나 도입을 위해서는철저한 준비전략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경부는 2000년에 모든 공공기금에,2003년에 정부 회계를 복식부기로 바꿔 재정지출과 자산규모의 투명성을 마련하기로 한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행자부의 관계자는 “회계방식의 변경과정에서 시행착오가 발생하면 파장은 엄청날 것”이라며 “복식부기 도입을 위해서는 상당히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조심스런 입장이다. 감사원의 반응은 훨씬 부정적이다.감사원의 당국자는 “복식부기 도입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없다”고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감사원과 행자부의 이같은 자세는 지난 14일 부천시청에서 열린 ‘정부회계제도 개혁을 위한 복식부기시스템 도입 출범식 및 토론회’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전국에서 처음 복식부기 시범 도입을 기념하기 위해 부천시와 경실련이 마련한 행사에 재경부와 기획예산위 관계자는 참석했지만 행자부와 감사원 관계자는 참석하지 않았다.행자부는 부천시의 시범사업비 15억원을 지원하기로돼 있다. 토론회의 주제발표자였던 공인회계사 金善求씨는 17일 “단식부기 회계방식으로는 효율적인 감사가 불가능하고 복식부기를 도입해야 총체적인 감사가가능하다”며 “정작 복식부기 도입을 추진해야 할 곳은 감사원”이라고 말했다. 정부 부처간 입장 차이가 조율되지 않으면 지방정부의 복식부기 도입은 난항을 겪게 되고,특히 지방자치단체들이 복식부기 도입을 제각각 추진하게 되면 엄청난예산이 낭비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1999-01-18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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