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총리의 日語 연설/李度運 기자·정치팀(오늘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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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1998-11-27 00:00
입력 1998-11-27 00:00
28일 일본 가고시마(鹿兒島)에서 열리는 한일 각료간담회에 참석하는 金총리는 30일 큐슈(九州)대학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은 뒤 ‘한일관계의 어제와 내일’이라는 주제의 연설을 일본어로 하기로 결정했다.
그런 사실이 알려지자 많은 이들이 “총리가 왜 일본말로 연설을?”이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그럴 수도 있다는 옹호론과 용납할 수 없다는 반대론이 함께 뒤따른다.
우선 金총리측의 설명을 들어보자.
공보실은 시간 제약을 형식적인 이유로 내세운다.한시간의 연설을 순차통역하려면 두시간이 넘게 걸린다.지방의 작은 대학에서 동시통역은 시설과 비용 때문에 어렵다고 한다.
또다른 이유는 커뮤니케이션의 극대화.일본학생들과는 일본말로 대화해야 설득력이 생긴다는 것이다.일본인의 ‘다테마에(建前)’를 뚫고 ‘혼네(本音)’에 접근하려는 시도라는 설명이다. 이와 함께,金총리는 한일간에 가로놓인 심리적 장벽을 한번 건드려보고 싶은 것 같다.우리에게는 ‘한국 대통령이 영어로연설할 수는 있지만,한국 총리가 일본어로 연설하면 안된다’는 이중심리가 존재하는 듯 하다.어쩔 수 없는 역사적 산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입으로만 21세기의 동반자 관계를 외쳐서는 안되고,관행처럼 굳어져가는 반목의 금기를 깨야한다는 것이 金총리측의 논리다.
金총리의 일본어 연설을 결정하고,이를 뒷받침할 논리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총리실 내에서도 열띤 토론이 있었다.그러나 金총리는 처음부터 일본어 연설을 고집했다고 한다.
어쩌면 이번 문제는 연설의 주인공이 金총리였기 때문에 크게 부각됐을 수 도 있다.金총리가 지금도 논란이 계속되는 62∼65년 한일 국교정상화 교섭의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그런데도,때로는 지나칠 정도로 신중하다는 金총리가 그런 결정을 내렸다면,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일단 노정객(老政客)의 충정을 받아들이고 싶다.어쩌면 그것이 일본측에 전하는 우리측의 성의인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남는 것은 일본측의 반응이다.한국 총리의 일본어 연설을 받아들이는 일본인의 태도가 金총리의 선택을 평가하는 하나의 잣대가 될 것 같다.
1998-11-2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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